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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 무지개 깃발 들어올리다”…저스트비, 진심의 고백→K팝을 흔든 감동의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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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 무지개 깃발 들어올리다”…저스트비, 진심의 고백→K팝을 흔든 감동의 파장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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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비의 멤버 배인이 어둠과 침묵을 뚫고 무대 위로 걸어나간 순간, 관객의 시선은 조심스럽게 배인에게 머물렀다. 배인은 오랜 시간 자신을 힘들게 했던 두려움을 스포트라이트와 음악에 실어내며 익숙한 K팝 무대에 뜻밖의 자유와 해방감을 심어줬다. 한껏 망설임을 떨친 그의 진솔한 고백은 그저 한 사람의 고백에서 그치지 않고, 모두가 눈을 맞추며 마주하는 시대의 새로운 신호탄이 됐다.

 

데뷔 3년을 맞아 정체성을 드러낸 배인은 사실 10대 시절부터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자각했지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K팝 아이돌의 꿈을 막을까 두려워 마음을 감춘 채 연습생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심었던 망설임은 점점 커졌고, 그는 언제까지 ‘노심초사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했다고 밝혔다. 결국 스스로 마주한 벽을 넘어선 배인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수 있다고 믿었다”며 자신의 용기를 전했다.

“진짜 나를 찾았다”…배인·저스트비, 커밍아웃의 용기→K팝 무대에 새 바람
“진짜 나를 찾았다”…배인·저스트비, 커밍아웃의 용기→K팝 무대에 새 바람

커밍아웃의 첫 대상은 누구보다 소중한 가족이었다. 3년 전 어머니에게 조심스럽게 진실을 털어놀 때, 잠시 흔들렸던 그 마음 끝에는 “넌 내 아들이니 지지한다”는 어머니의 포근한 대답이 있었다. 이후 저스트비 멤버들과 소속사 관계자들에게도 자신의 계획을 모두 밝히며 진짜 자신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월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드투어 무대에서 배인은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를 열창하며 무지개 깃발을 높이 드는 순간,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선언했다.

 

커밍아웃 이후 배인의 세계는 새롭게 바뀌었다. 그는 “누구를 만나든 처음부터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어 더 당당해졌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체성이 이슈로 소비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무대 뒤에서 자신을 찾아온 팬들에게 쏟아진 응원과 격려는, 그 어느 때보다 큰 힘이 됐다. 배인은 그날, 자유로운 자신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진중하게 전했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로 선보인 라라와 메간 역시 성소수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 또다시 화제를 낳았다. 배인은 선배로서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몸소 보여주며, 무수한 감정과 미묘한 시선들 사이에서 묵직한 감동을 전했다.

 

무지개 깃발 아래 배인이 내민 손은 단지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다. 조심스럽게 건넸던 그 말, 망설임 끝에 띄운 그 미소, 모두가 자신과 타인을 향해 건네는 용기의 메시지다. 누구나 존중받을 수 있는 무대에 대한 꿈, 그리고 음악과 환호로 쌓아올린 새로운 발걸음이 배인과 저스트비를 K팝 변화의 흐름 한가운데로 이끌었다. 앞으로 저스트비와 배인이 만들어갈 무대, 다양성이 살아 숨 쉴 세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모인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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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저스트비#커밍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