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손길”…이상윤, K리그1 인종차별 논란→해설 위원 공식 사과

김천종합운동장. 이곳에서 터진 두 번째 골의 환희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북 현대의 외국인 공격수 안드레아 콤파뇨가 거듭 골망을 흔들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으나, 해설위원 마이크에서 나간 단 한 마디가 급격히 현장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K리그1 무대의 품격과 다양성을 상징해야 할 중계석에서 인종차별적 표현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팬들의 실망과 분노는 빠르게 번졌다.

27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김천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격돌은 두 팀의 치열한 흐름만큼이나 여운을 남겼다. 콤파뇨는 이날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고, 두 번째 골 직후 이상윤 해설위원의 “이탈리아산 폭격기, 코쟁이”라는 발언이 전파를 탔다. ‘코쟁이’ 표현은 서양인을 폄하하는 단어로 인종차별적 의미를 갖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했다.  

중계가 끝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팬들은 불편함을 넘어 격렬한 비판을 이어갔다. “K리그를 대표하는 중계에서 용납할 수 없는 언사”, “유럽에서 아시아 선수에게 ‘찢어진 눈’이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에 따른 책임과 정중한 태도가 곧이어 공개됐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게시하고 “전북 현대를 비롯한 콤파뇨 선수, K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수 기량을 높이 평가하려다 흥분된 감정 속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음을 인정했고, 의도와 상관없더라도 상처를 안겼다는 점 역시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현장 중계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 또한 책임을 통감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방송사는 콤파뇨 선수와 팬, K리그를 사랑하는 모든 시청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을 전하며, 향후 재발 방지와 더 나은 중계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스포츠의 공정한 무대 안에서, 언어와 행동 모두가 존중과 배려의 출발점임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한 번의 실수가 남긴 무거운 울림과 반성,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가 어떻게 새겨질지 K리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리그1 중계 및 관련 이슈는 향후 각 중계방송사를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