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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GLP-2 이중작용 신약”…프로젠, 임상 데이터로 차세대 비만시장 흔든다
IT/바이오

“GLP-1·GLP-2 이중작용 신약”…프로젠, 임상 데이터로 차세대 비만시장 흔든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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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GLP-2 이중작용제 기반 신약 기술이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프로젠이 개발한 ‘PG-102’는 2025년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전임상 및 임상 성과를 공개해 글로벌 업계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기존 GLP-1 계열 약물의 근본적 한계—혈당조절과 체중감소가 동반 일어났던 점—를 분리, 고령·저체중 환자 등 취약군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된다. 업계는 이 신기술이 ‘포스트 GLP-1’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로젠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번 학회에서 NTIG 융합단백질 플랫폼에 기반한 PG-102의 약리 기전과 다양한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PG-102는 GLP-1 수용체(혈당 조절 및 체중 감소), GLP-2 수용체(내장 지방 감소와 근육 보존), NTIG 구조(장기 지속성)를 융합해 한 번의 투여로 복합대사효과를 목표로 한다. ‘Beyond GLP-1 horizon’ 세션에서 발표된 만성 고혈당 마우스 모델 연구에 따르면, 기존 GLP-1 약물과 달리 PG-102는 체중 손실 없이 혈당만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세마글루타이드, 터제파타이드 등 글로벌 경쟁 약물 대비 췌장 베타세포 보호·간 부담 개선 등 부가 효과도 확인됐다.  

비만 모델에서도 차별화는 명확했다. 고지방 식이로 유도된 비만 마우스에 PG-102를 투여했을 때 체중 감소는 물론 근육량 보존, 내장지방 선택적 감소, 염증 지표 개선 등이 병행됐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GLP-1 단독 효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근육강화제와 병용 투여가 시도되고 있으며, 이번 PG-102·비마그루맙 병용 군은 근육 보존뿐 아니라 순 근육 증가 효과도 확인됐다. 현행 세마글루타이드·비마그루맙 병용이 순 근육 손실을 동반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글로벌 당뇨·비만 약물 시장은 미국, 유럽발 블록버스터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이중/다중작용 플랫폼 기술 기반 신약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미국 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등 선두 기업들이 근육 보존·대사부작용 개선 등 차별화에 집중하는 흐름에서, 국산 신약이 경쟁 무대에 등장했다는 점은 국내 제약·바이오의 기술수준 상승을 보여준다.  

다만 차세대 계열 신약의 상용화까지는 임상 효능 입증, 글로벌 허가 규제, 환자 데이터 확보 등 과제가 남아있다. 프로젠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 탑라인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신약의 상용화 시점이 비만·당뇨 치료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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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젠#pg-102#gl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