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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식물, 그리고 바람”…광주 숲길에서 만나는 가을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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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식물, 그리고 바람”…광주 숲길에서 만나는 가을 힐링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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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어 숲과 식물원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스마트폰 대신 바람 소리와 푸른 그늘에 기대는 시간이 특별한 일상이 됐다.  

 

자연의 품에서 휴식과 재미를 모두 찾을 수 있는 곳, 경기도 광주가 그 주인공이다. 15일, 광주시는 20도 초반의 시원한 공기와 함께 초가을의 맑은 하늘을 맞았다. 한강과 남한산성에 둘러싸인 이 도시는 도심 가까이에서 숲과 역사의 숨결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 계절마다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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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척면의 곤지암루지360에서는 이색적인 속도감이 기다린다. 루지 카트로 360도 회전 구간을 통과하며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짧고 강렬한 순간, 트랙 주변으로 펼쳐지는 산림과 풍경이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고, SNS에는 이곳에서 남긴 사진과 동영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시간을 조금 돌려보고 싶다면 곤지암읍의 경기도자박물관이 답이다. 이곳에서는 조선 왕실 도자기의 정교함, 청자와 백자의 빛깔, 시대마다 달라진 도자의 아름다움을 가깝게 마주할 수 있다. 관람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프로그램도 많아 아이와 어른 모두 손끝의 감각으로 역사와 예술을 새긴다. “도자기는 느림의 미학이에요. 찬찬히 흙을 만지다 보면 불안했던 마음도 한결 가라앉죠”라는 한 관람객의 고백처럼, 그 순간만큼은 시간도 마음도 천천히 흘러간다.  

 

퇴촌면의 퇴촌식물원은 조금 더 조용하고 깊은 자연에 가까워지고 싶을 때 찾는 공간이다. 1500여 종 식물을 품은 3000평 정원, 그리고 맑은 샘물 세심천의 청량함이 머무는 이곳에서는 도시의 소란이 멀게만 느껴진다. 식물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은 “꽃을 직접 심고 돌보니까 뿌듯하고 신기했어요”라며 식물과 함께하는 시간을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자연과의 접촉이 심신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퇴근 후 혹은 휴일의 짧은 여정, 광주에서 누리는 이런 자연 속 하루가 이제는 평범한 힐링법이 됐다. 각 커뮤니티 후기글에는 “도심에서 멀지 않아 부담 없고, 아이와 함께 가기에 좋아 자주 방문한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사소해 보이는 나들이지만 계절이 주는 빛과 공기,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자연의 온기가 우리 일상을 천천히 바꾼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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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곤지암루지360#퇴촌식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