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승 동반 질주”…LG·한화, 나란히 고지 선점→0.5게임 초박빙
첫 40승의 문턱을 넘어선 순간, 잠실과 대전 두 곳의 응원가는 경기장의 공기를 단단히 감쌌다. 모두가 집중한 승부의 무대에서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는 버텨낸 이닝과 터져나온 결승타를 쌓아 올리며 각자의 홈에서 40번째 승리를 마주했다. 팬들의 열정과 선수들의 집념이 교차한 여름밤, 두 팀의 질주는 마치 강과 강이 나란히 흐르는 듯 단단히 맞서고 있었다.
12일 펼쳐진 2025 KBO리그에서 LG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SSG랜더스에 8-6으로 승리했다.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두산베어스를 3-2로 역전하며 환호를 품었다. 두 팀 모두 정확히 67경기 만에 시즌 40승 고지에 올랐으며, LG가 26패 1무로 0.5게임 차 앞섰고 한화는 27패로 그 뒤를 좇고 있다. 양 팀의 40승 동시 달성은 KBO 기록상 2025시즌 40승 선점 타이틀을 공동으로 부여받는 진귀한 순간이다.

LG는 최근 2년 만에 이룬 40승 조기 달성으로 강호의 기세를 이어갔다. 반면 한화는 빙그레 시절인 1992년 이후 33년 만에 40승을 가장 먼저 밟으며 구단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를 남겼다. KBO의 자료에 따르면, 40승을 먼저 기록한 팀의 62.5%가 정규리그 우승 문을 두드렸다. 더욱이 곧바로 이어질 대전 3연전은 양강 체제의 분기점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의 흐름은 극적인 장면으로 채워졌다. LG는 5회말 2사 2, 3루에서 문성주가 동점타를 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박동원이 대타로 나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추가해 대역전의 불씨를 댕겼다. 이어진 SSG의 수비 실수까지 겹치며 LG는 이 이닝에만 4점을 올렸다.
한화는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1회 노시환의 투런 홈런, 7회 이원석의 중전 적시타로 맞선 두산을 눌렀다. 마운드에서는 김서현이 154㎞ 강속구와 노련한 슬라이더로 8, 9회 두산 타자를 봉쇄하며 18세이브를 기록,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 불펜진의 집중력, LG 타선의 응집력이 각각 빛났던 하루였다.
3위 롯데는 kt wiz에 12-7로 역전하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삼성 역시 KIA를 2-1로 힘겹게 눌렀다. NC는 키움과 연장 접전 끝에 8-6으로 승리하며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치열한 경쟁의 중심엔 언제나 선수들 특유의 단호한 표정과 관중의 뜨거운 함성이 있었다.
경기 후 LG 문성주는 "여름이 시작될수록 팀 색깔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 역시 "관중석의 함성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KBO 상위권의 간격은 겨우 0.5게임차, 이제 팬들은 양강 체제의 긴 테이프 건너편에서 다시 만날 두 팀의 바로 다음 시리즈를 예감한다.
하루의 진동이 오래 남는 대전과 잠실의 밤이었다. 관중이 남긴 열기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 그리고 각자가 품은 다음 경기에 대한 염원까지. 이 기록의 의미는 6월 13일부터 대전에서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