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쇼핑 염정아, 모성 그림자에 깃든 뒤틀림”…안소정 작가의 통찰→가족의 경계를 흔들다
불이 꺼진 집 안, 버려진 아이들은 서로의 손끝에 희미한 온기를 나눈다. 드라마 ‘아이쇼핑’ 대본을 쓰며 안소정 작가는 언제부턴가 세상에 만연한 자기애와 소유욕, 그리고 자식마저 도구화하는 일부 어른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아이들이 생존을 위해, 또 받아오던 상처를 복수로 바꿔가는 과정 속에서 ‘가족’이라는 익숙하면서도 모순된 단어가 천천히 재정의된다.
안소정 작가는 원작의 강렬한 소재가 던지는 질문에서 출발해, 실제 사회에서 일어날 법한 ‘매매 입양’과 ‘나쁜 부모’의 파편화된 관계성을 캐릭터와 서사에 심어냈다. 무엇보다 “진짜 가족의 조건은 혈연도, 완벽함도 아닌 진심”임을 고백하며, 이 드라마를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감춰진 불완전함과 인간애의 본질을 다시 반추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무게중심을 잡는 인물 김세희는 염정아가 연기하며, “처음부터 염정아 배우를 생각하고 썼다”는 작가의 강렬한 확신이 현실이 되는 순간의 전율이 담겼다. 염정아가 구현한 세희는 냉혹하면서도 인간적 균열을 품고 있으며, 대본 속 세희를 뛰어넘는 생생함으로 현장을 압도했다. 김아현(원진아)은 속을 숨긴 단단함과 슬픔을 오가고, 김진영 역시 내면의 섬세한 결을 표정 하나로 드러냈다. 각 배우마다 복잡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입체화하며 악순환을 끊으려는 아이들의 아픔과, 그들을 지켜보는 어른의 허망함, 그리고 어쩌면 씁쓸할 만큼 현실적인 인간관계의 민낯이 엇갈린다.
안소정 작가는 ‘아이쇼핑’이 ‘부모가 아이의 진짜 보호자인가’라는 근원적 질문 아래, 가해자와 피해자, 분노와 연민이 교차하는 복수극을 설계했다. 단순한 자극에 그치지 않고 오락성과 통찰의 균형, 입체적 서사를 촘촘히 담아냈다. “가족의 형태가 달라도 진심만 있다면 누군가의 삶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파문처럼 번진다.
버려진 아이들이 다시 가족의 의미와 마주하는 시간, 복잡하게 얽힌 어른의 세계와 아이의 고요한 절규는 드라마 내내 시청자의 긴장감과 공감을 자아낸다. ‘아이쇼핑’의 첫 이야기는 7월 21일 밤 10시 ENA와 티빙을 통해 독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