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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항체 설계까지”…우정바이오·갤럭스, 신약개발 협력 본격화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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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신약개발 기술이 바이오 산업의 협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우정바이오와 갤럭스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은 정밀 항체 치료제 시장에서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신약개발 플랫폼의 혁신 경쟁을 본격화할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번 협력에 대해 ‘AI 신약개발 실전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정바이오와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는 3일, 항체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 전략적 협력 체결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AI 신약 후보물질의 신속한 비임상 검증, 신규 타겟 및 혁신 신약의 공동 연구개발, 인프라·네트워크 공유 등 입체적 협업 방안을 마련해 R&D 생태계에 합류한다는 방침이다.

갤럭스가 자체 개발한 ‘갤럭스디자인’ 플랫폼의 핵심은 AI와 물리화학 원리를 결합한 드노보(de novo) 항체 설계 기술이다. 기존의 항체 발굴 방식이 생체면역반응과 방대한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에 의존해온 것과 달리, 드노보 설계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분자의 입체 구조와 상호작용 특성까지 AI가 정밀하게 분석해 신규 항체를 처음부터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 효율성과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 협력은 우정바이오의 비임상(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역량, 갤럭스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비임상 후보물질 검증 속도를 단축하고 검증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다. 실제로 AI 기반 후보물질 설계와 데이터 분석 기술은 병원, 제약, 암 등 정밀 치료제 시장에서 후보 물질 발굴·검증 과정을 수개월에서 수주 내로 앞당길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의 Recursion, 영국의 Insilico Medicine 등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들이 대형 제약사와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생태계 전환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 AI 플랫폼 기업과 CRO 전문 업체 간 파트너십이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IND(임상시험계획) 신청 전 AI 예측 데이터의 활용 범위, 식약처의 비임상 검증 기준 등 규제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AI 신약개발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과 CRO 서비스의 고도화가 맞물리며 산업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설계 역량과 비임상 검증 역량이 결합해 AI 신약개발의 임상 연결이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천희정 우정바이오 대표 역시 “독자적 비임상 CRO 시스템 혁신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전략 협력이 실제로 국내 신약개발 시장의 AI 활용 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기술의 상용화와 규제, 산업 구조 혁신이 바이오 산업의 다음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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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바이오#갤럭스#ai신약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