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2억 인생 역전의 순간”…로또 1등 13명, 숫자에 담긴 희비

정유나 기자
입력

요즘 매주 토요일 저녁만 되면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로또 번호를 고르는 순간, 평범한 일상 속에도 작은 열기가 감돈다. 숫자 여섯 개에 쏟아지는 기대와 아쉬움은 이젠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풍경이 됐다.

 

이번 제1197회 로또 추첨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다. 1 5 7 26 28 43, 이 숫자 조합을 모두 맞춘 1등 당첨자는 전국에 13명. 각자 22억 508만원씩 큰 당첨금을 받는다. 세금 33%를 뗀 실수령액은 14억 7,741만원. 이외에도 2등, 3등, 4등, 5등까지 총 281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크고 작은 당첨의 기쁨 혹은 아쉬움을 경험했다.

제1197회 로또당첨번호
제1197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로또 누적 판매액은 84조 원을 넘어섰고, 지난 20년 동안 1등 당첨자는 1만 명에 육박한다. 당첨금도 평균 20억, 최고 407억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회차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번호도, 한동안 얼굴을 감추는 번호도 있다. 34번, 12번, 27번, 13번처럼 자주 뽑히는 숫자에 마음이 쏠리는 이유다. 반면 “이번엔 나도 될지도 몰라” 하는 희망은 공식 없는 확률에서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작은 행복 찾기”라 정의한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로또는 단순 복권을 넘어, 평범한 삶에 기대를 걸 수 있는 놀이로 자리 잡았다”며 “즉흥적인 행운보다 자신만의 소박한 의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당첨자들의 사연을 전하며 “혹시 오늘이 내 차례일지 모른다”, “평소에 쓰던 번호로 기다려 본다”는 공감 글이 이어진다. 지인과의 약속처럼 매번 같은 숫자를 적는 사람, 매주 나만의 추첨식을 갖는 이들까지 로또는 단순한 도박이 아닌 일상의 루틴이 됐다.

 

로또 복권을 둘러싼 삶은 단지 돈에 대한 기대가 아니다. 작은 변화를 바라는 마음, 반복되는 일상에 던지는 도전, 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오늘도 다시 희망을 걸어볼 용기가 있나” 하는 것. 판매 마감 시간, 추첨 순간까지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장면 속에서, 누군가는 희망의 번호를, 누군가는 위로의 번호를 찾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유나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로또#동행복권#당첨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