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치 3,450선 육박”…외국인 1조7천억 순매수에 5일 연속 경신
코스피가 16일 장중 3,450선을 돌파하며 연속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 투자자들의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고 있다. 외국인의 1조7,032억 원 순매수와 미국 기술주 강세, 국내 대형 반도체주 랠리가 지수 상승을 이끈 가운데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주의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42.31포인트(1.24%) 상승한 3,449.6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3,421.13으로 출발해 한때 3,452.50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점을 새로 썼고, 마감 직전 소폭 둔화해 3,450선 바로 아래에서 종료됐다. 종가 기준으론 11거래일째 오름세, 사상 최고치 역시 5거래일 연속 갈아치웠다고 집계됐다. 과거 연속 상승 기록은 1984년, 2019년 등 세 차례 13거래일이 최고치로 남아 있다.

투자 주체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32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대규모 자금 유입을 이어갔다. 기관도 785억 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조7,639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3,693억 원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3.84%), 전기·전자(3.16%), 운송장비·부품(1.47%), 건설(1.07%) 등 경기민감 대형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반면 화학(-0.92%), 비금속(-2.64%), 의료·정밀기기(-0.52%), 증권(-1.05%) 등 일부 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5.14% 상승, 34만8,000원)와 삼성전자(3.79% 상승, 7만9,400원)가 두드러졌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5.17%)와 HD현대중공업(0.90%)도 강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1.97%), 삼성바이오로직스(-0.38%), KB금융(-1.25%) 등은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1%), S&P500지수(0.47%), 나스닥지수(0.94%)가 일제히 올라, S&P500과 나스닥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에서는 알파벳이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고, 테슬라 CEO가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기술주 랠리가 두드러졌다.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두드러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1원 하락한 1,378.9원에 마감, 원화 강세가 이어졌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0.85포인트(0.10%) 내린 851.84로 마감했다. 알테오젠(0.31%), 에코프로비엠(1.07%), 파마리서치(0.32%) 등이 오르고, 펩트론(-1.64%), 에코프로(-0.61%), 레인보우로보틱스(-3.01%)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에선 개인이 2,719억 원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37억 원, 451억 원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3조7,739억 원, 7조7,486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메인마켓 거래대금은 8조667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달아오르는 투자심리와 유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연속 상승과 특정 업종 쏠림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국내 정책 기대감 등이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유동성 확대와 강세장 전망이 이어지겠지만 투자 쏠림 및 연속 랠리의 피로 누적 가능성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연속 랠리 지속과 글로벌 기술주 등락, 정책 변수에 따라 추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 추세와 위험 신호를 동시에 관찰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