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600이닝 신화”…양현종, 불멸의 투구 행진→프로야구 두 번째 대기록
전광판이 반짝이던 여름 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모인 관중들의 기대와 환호가 한데 어우러졌다. 숨 막히는 순간, 양현종은 익숙한 루틴으로 송구했고, 유격수 땅볼 병살타가 야속한 침묵을 뚫었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그 공 하나에,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2천600이닝 금자탑이 완성됐다.
2025년 7월 24일,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는 광주 홈구장에서 격돌했다. 양현종은 선발 등판해 3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팀에 안정을 더했다. 이날 경기를 맞기 전까지 2천597와 3분의 1이닝을 기록한 그는, 3회초 무사 1루에서 LG 트윈스 신민재를 유격수 땅볼 병살로 유도하며 대망의 2천600이닝을 채웠다.

이로써 양현종은 은퇴한 송진우 전 한화 이글스 코치(3천이닝)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해당 기록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현역 투수 중에는 SSG 랜더스 김광현과 더불어 최다 이닝 투수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양현종은 통산 184승, 2,149탈삼진으로 각각 승수 2위, 탈삼진 1위의 대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 역시 송진우가 보유한 210승이 유효하다.
무수히 많은 공을 던진 세월, 그리고 끝내 담아낸 통산 2천600이닝의 숫자. 양현종의 투구는 KIA 타이거즈와 팬들에게 강한 믿음을 남겼다. 이날 경기 후 구단은 그의 다음 등판이 곧 이어질 예정이라 전하며, 시즌 후반 순위 경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수많은 박수와 환호, 그리고 뜨거운 여름밤의 전광판 아래에서 하나의 기록이 완성됐다. 경험과 땀방울의 집적, 희생의 순간까지 곱씹던 평범하지 않은 하루. 프로야구의 역사 한편을 장식한 양현종의 흔적은 앞으로도 많은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