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현물 자금은 유입되는데”…리플 XRP, 투자상품 중심 지지와 파생시장 관망 기조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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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중순, 가상자산 리플 XRP를 겨냥한 투자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확대된 가운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뚜렷한 방향성이 포착되지 않는 상반된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현물 및 상장지수상품(ETP)을 중심으로 한 자금 유입이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레버리지 거래가 집중된 파생상품 부문에서는 여전히 관망 기조가 이어지며 향후 추세 형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자산 분석 매체 코인오태그에 따르면 2025년 11월 들어 XRP에는 약 1천500만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11월 14일 하루 동안 가장 큰 폭의 inflow가 기록됐고, 17일에도 소규모 자금이 추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흐름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리플 XRP 투자자금 유입 확대…중립적 파생시장 속 지지력 전망
리플 XRP 투자자금 유입 확대…중립적 파생시장 속 지지력 전망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유입 자금은 주로 상장지수상품 기반으로, 기관 및 개인 투자자가 직접 코인을 매수하기보다 규제 요건이 비교적 명확한 금융상품을 통해 XRP에 노출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ETP 유입 확대는 단기 유동성 개선에 기여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중순 XRP 현물 가격이 약 2.17달러 수준에서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상품을 통한 자금 유입은 눈에 띄는 방어선으로 평가된다. 코인오태그는 “14일과 17일을 전후로 투자상품 기반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붕괴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XRP 관련 생태계 확장 기대가 유지되는 점도 현물 시장의 완만한 지지 형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매수 우위 신호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11월 내내 주요 거래소의 자금조달비용(Funding Rate)은 0%에 근접한 중립 수준을 유지했다. 롱과 숏 포지션 비중도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강한 추세장에서 관측되는 레버리지 확대 역시 제한적인 상태다. 이는 단기 가격 방향에 대한 파생상품 거래자들의 확신이 부족함을 시사한다.

 

기술적 지표 역시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상대강도지수(RSI)가 약세를 시사하는 구간에 머물고, 자금흐름지수(CMF)가 음(-)값을 유지하는 등 본격적인 매수세 유입을 뒷받침할 만한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코인오태그는 “현물 기반 자금 유입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에서 확인되는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대비는 시장 참여자 간 관점 차이를 드러낸다. 현물 및 ETP 투자자는 규제 리스크 완화와 네트워크·생태계 확장 기대를 바탕으로 중장기 보유 전략을 택하며 지지력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반면 레버리지에 민감한 단기 트레이더들은 변동성 확대와 거래량 급증 등 보다 명확한 추세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포지션 확대를 미루고 있다. 코인오태그는 “과거에도 XRP의 본격 상승 국면은 증거금 기반 거래 비중이 늘고 개방이자(Open Interest)가 동반 확대될 때 시작되는 패턴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망과 관련해 보도는 “추가 신뢰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재와 같은 투자상품 중심 유입은 가격 하방을 방어하는 기초 체력을 제공하지만, 의미 있는 상승 추세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첫째는 현물 및 선물 거래량 전반의 확대이며, 둘째는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펀딩비 개선과 롱 포지션 우위 전환이다.

 

국제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반복돼 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자산의 과거 강세장 사례를 보면, 규제 친화적 상품을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초기 지지선을 마련한 뒤, 파생상품에서의 레버리지 확대와 개방이자 급증이 뒤따르면서 상승세가 강화되는 구조를 보였다. XRP 역시 이와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각국 금융당국의 규제 정비 속도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 변화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USA)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가상자산 관련 법·제도 논의가 진전될 경우 XRP를 포함한 디지털자산 ETP 시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대로 규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경우 현재의 현물 유입 흐름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인오태그는 “11월 중순 이후 XRP에 유입되는 현물·ETP 자금은 분명한 지지 신호지만, 파생상품 시장의 중립적 흐름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강한 상승 동력으로 연결되기에는 부족하다”며 “향후 몇 주 동안 거래량과 파생상품 지표를 통해 신뢰 수준이 가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XRP를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자금 흐름이 향후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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