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속도는 조심해야”…미국 연준 월러 이사, 추가 완화 기조에 신중론
현지시각 10일,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의 크리스 월러(Chris Waller) 이사는 CNBC 인터뷰를 통해 금리 인하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으나, 정책 완화의 속도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연준(Fed) 내부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관련해 금융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FOMC 내 금리 인하 폭과 시점을 둘러싼 이견이 뚜렷해진 가운데,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지속 등 복합적인 경제 신호 속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월러 이사는 현지시간 10일 "금리를 인하해야겠지만, 그 속도만큼은 매우 조심스럽게 가야 한다"고 밝혔으며, "현재의 완화 속도는 적절하며 굳이 더 빨라질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부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선도해온 인사로, 7월 FOMC 회의에선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이사와 함께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바 있었다. 월러는 향후 10월과 12월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의 점진적 인하를 선호한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되는 0.5%포인트(50bp) 대폭 인하에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신중론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엇갈린 지표가 자리한다.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은 점차 약화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여전히 견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 위험은 2%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너무 빠르거나 과감한 선제 완화보다는 시나리오별로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월러 이사는 "지금은 어느 방향으로도 실수할 위험이 크다"며 "필요하다면 정책 방향을 신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연준 내 입장 차이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월러 외에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메리 데일리(Mary Daly) 등도 추가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는 반면, 마이클 바(Michael Barr) 등 일부 인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신중한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시장은 이미 올해 10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며, 연준의 온건한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의 재확산 혹은 노동시장 하강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 일정을 재조정하거나 정책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연준이 신중론을 앞세우며 시장과 소통하고 있지만,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라 의사결정이 유동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두면서도,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안정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연준의 선택이 자본시장, 환율, 신흥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