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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제부터 세대공감 콘서트까지”…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동해 무릉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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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제부터 세대공감 콘서트까지”…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동해 무릉제의 시간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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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계절이 바뀌는 길목마다 몸을 움직여 축제 현장을 찾는 이들이 남다르게 많아졌다. 기념비적 축제라 여겼던 전통 행사는 이제 지역 사람은 물론 여행객, 가족, 젊은 세대에게도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있다. 동해시의 뜨거운 햇살과 늦여름 가을의 바람 사이, 다채로운 전통 의식과 현대 콘서트가 공존하는 ‘동해 무릉제’의 풍경이다.

 

현장에는 산신제 팽팽한 북소리에 넋을 빼앗긴 어른들도 있었고, 세대공감 콘서트에서 아이돌 무대를 함께 손뼉 치는 청년, 동해가요제에 참여한 지역 예술인, 무릉 낭만콘서트의 잔잔한 선율을 음미하는 가족 단위 관객도 보였다. 직접 만든 공예품을 챙긴 아이부터, 강원 한우 꼬치에 눈길을 빼앗긴 여행객, 건강검진 부스를 둘러보는 어르신까지 모두가 어울리는 장면이 펼쳐졌다.

산신제부터 세대공감 콘서트까지…‘동해 무릉제’ 강원 동해에서 열린다
산신제부터 세대공감 콘서트까지…‘동해 무릉제’ 강원 동해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현장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난다. 공방 체험, 동해사랑 영수증 투어, 전통 음식과 다문화 음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음식마당은 축제형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지역민과 여행자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모두가 한마음이 돼 전통 문화의 맥을 잇는다. 실제로 지난해 무릉제에는 만여 명이 넘는 관객이 다녀갔고, 지역 내 상권 매출도 축제 기간 전후 16% 가까이 올랐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특히 세대 융합이라는 기획 의도를 전하는 행사들이 두드러지며, 문화적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지역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지역문화 전문가 김지현 씨는 “무릉제의 본질은 모두가 어울려 지역의 뿌리와 미래 가능성을 함께 체험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과 전통, 공동체와 개인의 시간이 한데 섞일 때, 지역 자긍심과 기억이 한층 두꺼워진다”고 표현했다.

 

현장 반응도 다정하다. “아이와 함께하는 진짜 마을 잔치에 온 것 같다”는 후기, “옛것과 새것을 한 자리에서 경험하니 가족 모두에게 선물이 됐다”는 댓글, “이런 축제가 있으니 먼 곳에서도 일부러 찾게 된다”는 방문자의 체험담이 SNS와 커뮤니티에 꾸준히 쌓이고 있다. 그만큼, 추억을 나누고 의미를 더하는 일상의 작은 리듬으로서 축제를 반기는 목소리가 두텁다.

 

무릉제는 단지 여름 끝자락의 한 번뿐인 행사가 아니다. 오랜 세월 지역의 역사와 세대, 안부와 기대가 마주치는 시간이다. 그만큼 축제장을 다녀간 이들 각자에게, 전통과 현대의 울림은 또 한 번 삶의 리듬을 새롭게 남긴다.  

작고 소박한 기쁨이 쌓여 우리 삶의 방식은 자연스레 변화하고 있다. 다 함께 나누는 축제의 울림, 그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이유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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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무릉제#동해시#전통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