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완승 드라마”…신네르, 조코비치 제압→알카라스와 운명의 재대결
올잉글랜드 클럽의 그린코트 위, 잔디 특유의 팽팽한 긴장과 함께 터진 마지막 환호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서브와 스트로크 모두에서 힘과 기술을 완성한 신네르는 3-0 완승으로 남자 테니스의 새 흐름을 예고했다. 눈앞에 펼쳐진 결승 진출의 감격, 관중석을 가득 채운 함성으로 응답받았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에서 세계랭킹 1위 신네르는 6위 조코비치를 상대로 6-3, 6-3, 6-4의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신네르는 강력한 서브로 14개의 에이스를 기록했고, 78%의 첫 서브 성공률을 앞세워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2023년 4강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딛고 생애 첫 윔블던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한편, 앞서 치러진 준결승에서는 2위 알카라스가 5위 프리츠를 3-1로 돌파했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어 또다시 그랜드슬램 정상에서 마주하게 됐다. 알카라스는 메이저 결승 5전 전승 중이며, 윔블던 3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에서는 알카라스가 최근 5연승 등 8승 4패로 앞서 있고,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알카라스가 신네르를 풀세트 접전 끝에 제쳤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반 왼쪽 다리에 이상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구했고, 마지막 세트에서 체력 저하로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2세트 후 긴 치료 시간을 가졌으나, 예상 밖 패배를 피하지는 못했다. 조코비치는 “이번이 마지막 윔블던이 아니길 바란다”며 아쉬운 심정을 전했다.
최근 남자 메이저 테니스 판도는 신네르와 알카라스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2024년 호주오픈부터 7회 연속 두 선수가 정상 경쟁을 이어왔다. 알카라스가 이번에 정상에 오를 경우, 조코비치 이후 2번째로 윔블던 3연패에 오르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결승전은 현지 시간으로 13일 오후 4시, 한국 시간으로는 14일 0시에 시작한다. 수년간 준비해온 이 순간, 신네르는 “프랑스오픈 결승처럼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 최정상의 두 선수가 펼치는 새로운 정점의 무대는 팬들의 손끝까지 심장을 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