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진검승부”…이정후·김혜성, 코리안더비 명장면→역사 다시 썼다
결정적 순간, 두 선수의 방망이는 미국 메이저리그 한복판에서 뜨거운 선을 그었다. 이정후와 김혜성은 각각 세 개의 안타와 불꽃 투지로 코리안더비의 진가를 증명했다. 라이벌전의 한복판에서 서로 끝까지 밀리지 않는 집요함은 곧 한국 야구의 위상을 새기는 흐름이었다.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진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의 경기. 샌프란시스코 이정후는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을 몰아쳤다. 경기 흐름을 바꾼 것은 4회말, 역전이 절실한 순간 내준 바깥쪽 빠른 공을 힘차게 당겨 결승 2타점 3루타로 연결한 장면이었다. 이어진 타석에서는 쐐기 내야안타로 명장면을 더했고, 시즌 8번째 3루타라는 인상적인 기록도 새겼다.

상대 팀 LA 다저스 김혜성도 만만치 않았다. 8번 타자 2루수로 출전한 김혜성은 4타수 3안타에 2도루를 더하며 시즌 타율을 0.349까지 올렸다. 3회초, 중전 안타와 기민한 주루 플레이, 이어진 도루로 24연속 도루 성공이라는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천천히 더 강해진 두 선수의 타격 리듬은 경기 내내 상대 팀 마운드를 압박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의 승부는 8-7로 샌프란시스코의 짜릿한 승리로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한국 선수 두 명이 같은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에서 나란히 3안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다. 두 선수 모두 팀 내 최다안타, 공격 포인트를 동시에 올리며 관중의 큰 환호와 언론의 집중 조명을 한몸에 받았다. 코리안더비라는 타이틀답게 관중석의 응원도 폭발했고, 현장 분위기는 축제처럼 달아올랐다.
경기 후 김혜성은 “무기력하게 지지는 않았다. 결과는 아쉽지만, 생각을 내려놓고 집중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고, 결승타의 주인공 이정후도 “팀 승리를 이끌어 기쁘다”며 초여름 부진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시사했다. 공식 SNS와 각종 채널에서는 두 선수의 명장면이 속속 공유되며 ‘슈퍼 코리안 데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7년간 같은 팀(키움 히어로즈)에서 성장해온 두 선수의 우정과 경쟁, 그리고 미국 무대에서 펼친 진검승부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뚜렷한 울림을 안겼다. 팬들은 경기 내내 이름을 외치며 ‘코리안더비’의 새로운 역사를 직접 목도했다. 또한 오는 13일 예정된 후속 경기에도 두 선수의 기록과 새로운 명장면을 기다리는 이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정후와 김혜성, 뜨거웠던 한여름의 밤을 가른 역전의 방망이. 그 기록은 오랜 시간 야구 팬들 곁에서 기억될 것이다. 현장을 지킨 수천 관중의 열기와 응원은 두 선수에게 가장 특별한 선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