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굴절 명장면”…신다인, 연장 버디 퍼트→극적 첫 우승 주인공
도로를 활용한 이색 플레이에 온 시선이 쏠린 순간, 신다인의 퍼트가 역사를 바꿨다. 마지막 라운드 연장, 선수들은 한 타 승부에 모든 집중을 쏟아냈고, 신다인이 5.5m 거리의 절묘한 버디 퍼트로 마침표를 찍었다. 예측 불허의 힘과 정확성을 모두 증명해낸 그의 마무리는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을 찾은 관중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2024 KLPGA 투어 KG레이디스 오픈이 31일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신다인은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유현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회 최종 라운드를 연장 접전으로 끌고 갔다. 경기 초기부터 5언더파 67타, 이어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를 노렸으나, 최종일 1언더파 71타에 머물자 여러 선수들의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18번 홀 1차 연장에서 펼쳐진 명장면이 경기를 뒤흔들었다. 신다인의 드라이버 샷은 러프로 굴절되며 카트 도로까지 탄력을 받았고, 비거리 407.9m라는 수치를 남겼다. 홀 2.2m 옆에 올린 두 번째 샷 이후 이글은 놓쳤지만 침착하게 버디를 기록했다. 이 순간 한빛나는 파로 탈락했고, 유현조는 버디로 연장 승부를 계속 이어갔다.
2차 연장에서는 집중력의 대결이 펼쳐졌다. 신다인은 5.5m 거리에서 파죽지세로 퍼트를 성공시켰고, 유현조는 부담 속 4.7m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가 갈렸다. 결승 순간 팬들의 박수와 환호는 흥분과 감동이 교차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신다인은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과 함께 상금 1억8천만원, 액티언 HEV 차량, 1년 무료 라운드 이용권을 품에 안았다.
입회 5년 만의 정상 등극이라는 점 역시 의미를 더했다. 신다인은 26개 대회에 출전했던 지난해에는 17번 컷통과에 실패했고, 올 시즌에도 18개 대회 중 9번만 컷을 통과하며 최고 순위는 공동 14위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공동 2위, 2라운드 단독 선두, 그리고 연장 승부의 주인공까지 매 순간 자신을 뛰어 넘었다.
이번 대회 3승 기대를 모은 이예원은 3오버파 219타로 공동 64위에 그쳤다. 유지나, 조혜림, 임진영이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4위, 박민지와 최예본은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한솔은 공동 27위에 머물렀지만 2번 홀의 홀인원으로 4천800만원 상당 무쏘 EV차량을 차지했다.
KG레이디스 오픈은 올해로 14회째를 맞으며 매번 새로운 스타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신다인이 남긴 연장전 드라마와 도전의 메시지가 필드 위 서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여름 끝자락의 잔잔한 햇살 아래, 팬과 선수 모두 새로운 추억을 얻은 하루였다. 생애 첫 우승을 이룬 신다인의 눈빛은 오랜 기다림과 성장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KG레이디스 오픈의 다음 이야기는 내년 같은 곳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