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으로 세계 잡는다”…순이엔티, 김프로 IP 확장 드라이브
숏폼 동영상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초대형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IP 통합 관리 전략이 플랫폼 산업의 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한 초대형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프로가 엔터테인먼트사 순이엔티와 손잡고 IP 확장에 나서며 숏폼 기반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의 경쟁 구도가 한층 격화되는 구도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속계약을 크리에이터 개별 채널 중심에서 IP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옮겨가는 전환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순이엔티는 19일 비언어 코미디 크리에이터 김프로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김프로의 구독자는 약 1억2500만명으로, 국내 크리에이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순이엔티는 김프로, 꾸비스튜디오 등 총 3개 채널의 콘텐츠 제작을 함께하고, 지적재산권 사업을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프로는 대사 없이 몸짓과 상황극 중심으로 웃음을 이끄는 비언어적 코미디 포맷을 정교하게 구조화해 왔다. 공연기획자 출신으로 기획과 연출, 편집을 직접 수행하며 사촌 유백합과 함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2022년 8월 첫 영상을 올린 뒤 약 2년 8개월 만에 국내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억명을 돌파했고, 이듬해 8월에는 전 세계 유튜브 채널 가운데 월간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2024년 8월 기준 누적 조회수는 1000억뷰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자막 의존도가 적은 비언어 코미디 구조가 있다. 언어 장벽 없이 국가와 연령을 초월해 소비될 수 있어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에서도 글로벌 확산 속도가 빠르다. 특히 짧은 러닝타임에 명확한 상황 설정과 결말을 담는 포맷은 모바일 환경과 숏폼 소비 패턴에 최적화돼 조회수 확대에 유리한 구조로 평가된다. 순이엔티는 이런 포맷의 구조적 강점을 활용해 시즌제 시리즈, 장편형 편집본, 장르 확장 등 다양한 형태의 IP 리패키징 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김프로는 APEC 2025 코리아 글로벌 프렌즈 나이트에서 글로벌 프렌즈로 임명되며 한국 문화 홍보 대사 역할도 맡았다. 순이엔티는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협력해 인플루언서 팸투어를 진행하며 김프로와 함께 경주 문화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가 국가 행사와 연계된 공공 외교 자산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광과 K컬처 홍보를 결합한 숏폼 콘텐츠 모델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된다.
향후 사업 방향은 IP 다각화에 맞춰진다. 순이엔티는 김프로 채널에서 생성된 캐릭터, 설정, 세계관을 기반으로 브랜드 협업과 팬미팅, 캐릭터 상품, 음원 등으로 수익원을 확장할 계획이다. 단일 채널 조회수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캐릭터와 세계관 중심의 멀티 포맷 라이선스 비즈니스로 이동하려는 흐름에 맞춘 전략이다. 특히 숏폼에서 검증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중장편 웹콘텐츠나 오프라인 이벤트로 확장할 경우, 팬덤 데이터와 소비 패턴을 교차 분석해 맞춤형 협업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 기반 데이터 분석 역량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도 가능해 보인다.
김프로는 순이엔티와 함께 세계 무대에서 확장 가능한 IP와 콘텐츠를 기획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 기반 세계관을 키우며 크리에이터 성장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는 김프로를 크리에이터를 넘어 독창적 세계관을 구축한 콘텐츠 프로듀서라고 평가하며,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숏폼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더해 김프로 IP의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유튜브와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이 숏폼 알고리즘 고도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초대형 크리에이터 IP를 중심으로 한 통합 사업 모델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업계는 김프로와 순이엔티의 협업이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글로벌 파급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