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일하고 싸움은 내가”…정청래·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경쟁 격화
더불어민주당의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10일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친이재명계 내 대표 주자로 꼽히는 두 후보가 나란히 출마하면서 당권 경쟁이 격렬해질 전망이다.
정청래 후보는 충북 청주에서 유튜브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태평성대라면 제가 아니어도 좋지만,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이 진행 중인 전시 체제"라며 강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대통령은 일만 할 수 있도록 싸움은 제가 하겠다"고 밝혀, 당대표가 선명 야당노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검찰·언론·사법개혁을 임기 초 3개월 안에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며 개혁 완수 속도를 중요하게 언급했다.

정 후보는 내란 수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됐으나 12·3 계엄 관련 주요 인물들이 아직 단죄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당 대표가 된다면 내란 세력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과와 공에 있어 저는 뒤로 빠지고, 의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협력하겠다"며 최전방 공격수에서 최후방 수비수까지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전 당원 투표제 상설화와 열린 공천 시스템 등 당원주권 강화 방안도 내세웠다.
박찬대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직접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제가 당정대 호흡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흔들림 없이 지켜낼 유일한 후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통합도 개혁도 대통령과 여당의 공동 책무"라며 정 후보의 '대통령-여당 역할 분담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단 한 번의 당정대 엇박자가 국정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은 실험이 아니라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칼처럼 벼린 말로 싸움만 하기보다 칼과 붓을 함께 쥘 줄 아는 대표가 되겠다"며 안정성과 개혁성을 동시에 부각했다. 그는 내란 특별법안 대표 발의 경험을 강조하며 "내란 세력이 계속 남아있는 한 섣불리 화해와 통합을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당원주권 정당 개혁을 공약으로 걸었고, 당원들과의 소통 행보도 강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명심'을 두고도 두 후보는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청래 후보는 "명심은 당심"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우위를 간접 표출했고, 박찬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당대표 시절 원내대표 경력을 언급하며 "이재명의 필승카드가 박찬대"라고 맞섰다.
한편, 8·2 전당대회에서 함께 치러지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초선 황명선 의원만 출마, 추가 등록자가 없을 시 황 의원은 사실상 추대가 유력하다.
갈수록 격화되는 당 대표 경쟁 구도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화합과 개혁, 안정적 리더십 등 쟁점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민주당의 향후 노선 및 당정 관계는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적지 않은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