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추가 하락 경고”…글로벌 자금 이탈·불안 겹쳐 시장 변동성 확대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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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23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기술적 약세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동시에 직면하며 추가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 투자 심리 불안과 기관 자금 이탈,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11만5,800달러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10만6,000달러 선까지 밀려 1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구간이 무너질 경우 10만1,000∼9만9,500달러대까지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10만6,000달러를 방어할 경우 8∼9월 반등 국면과 유사한 단기 저점 반발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비트코인, 거시 불안과 기술적 약세 겹쳐…새 저점 경고 커진다
비트코인, 거시 불안과 기술적 약세 겹쳐…새 저점 경고 커진다

이번 조정 배경에는 단순한 기술적 요인 외에도 미국(USA)의 정치 리스크, 미 연준의 통화 완화 전망, 글로벌 ETF 자금 이탈 등이 연쇄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선물 시장에서 190억 달러대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하면서 현물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ETF 자금이탈까지 겹치며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위축됐다. 같은 기간, 금 가격이 온스당 4,370달러를 넘어서며 안전자산 대비 ‘디지털 금’ 역할을 하던 비트코인의 위상이 단기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이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초청 결정 등 지정학적 변화가 투자자 심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경제지표 발표도 일부 지연된 상황이다. 연준 베이지북에서는 성장세 둔화가 언급됐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재확인해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유동성 확대가 향후 비트코인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등 변동성 높은 자산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반면 블룸버그는 “기관 자금 복귀와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실제로 단행될 경우, 비트코인 회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0만6,000달러 지지선의 향방이 시장 심리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한다. 하락세가 심화되면 10만 달러 초반까지 조정이 가속될 수 있고, 반등에 성공하면 전고점 회복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 그러나 미 국채금리 상승과 기관 이탈세가 이어질 경우 회복 속도에는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 시장은 내재 가치보다 투자심리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일시적 반등을 무리하게 추격매수하는 것은 남은 변동성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계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이번 저점 경계 신호 속에 시장 방향성이 어디로 향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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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etf#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