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향기와 국밥 한 그릇”…예산장터 삼국축제에서 느끼는 가을 소풍의 맛
요즘엔 가을바람이 부는 시장 골목에서, 국화 꽃향기와 소박한 국밥 냄새에 이끌려 걷는 이들이 많다. 예전엔 축제가 동네 잔치쯤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가족이 함께 떠나는 계절 여행의 일상이 됐다.
23일 시작된 ‘예산장터 삼국축제’ 현장. 국화 조형물이 곳곳에 세워진 시장에서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 카메라로 인증샷을 남긴다. 플래시몹 ‘물루나타’ 무대에선 남녀노소가 박수를 치며 허리를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저녁이 되자 송가인, 신성의 축하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장터는 금세 북적였다. “이 맛에 매년 오게 된다”는 한 50대 방문객의 웃음에, 옆 자리에서는 국수를 나눠먹는 아이들 목소리가 섞였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 기간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주말마다 수천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몰리며 예산 상설시장은 명실상부 지역 대표 가을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국화, 국밥, 국수—이 ‘삼국’이 펼치는 축제 한마당은 세대와 취향을 넘나드는 공감대를 만들어 낸다.
축제 실무자는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꾸몄다”며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삼국의 향연 안에서 로컬의 정취를 충분히 느꼈으면 한다”고 소박한 바람을 표현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둘러보니 국수를 찾는 노년층부터 플래시몹을 찍는 2030세대까지, 여러 세대가 각자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댓글 반응도 따뜻하다. “가을이면 예산 국밥이 생각난다”, “아이들과 국화꽃 아래 사진을 남겼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축제는 동네를 뛰어넘는 우리 모두의 계절 행사’라는 공감이 흐르고 있다.
사소한 꽃향기, 소박한 한 끼, 잠깐의 음악에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이 가을. 지역 축제란 단지 볼거리 그 이상의, 삶의 리듬을 바꾸는 소중한 경험임을 예산장터 삼국축제는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