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4곳 민주당 단독 선출 강행”…여야 극한 대치, 국회 본회의 보이콧후 규탄대회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등 4개 주요 상임위원장을 야권 주도로 단독 선출하며, 국민의힘은 본회의를 보이콧하고 규탄대회로 맞섰다. 여야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정국 대립이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날 본회의는 오후에 열렸고,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과 함께 총 171명의 참여 속에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이춘석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한병도 의원, 운영위원장으로 김병기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 김교흥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상임위원장 4석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차지했다.

상임위원장 일괄 선출의 필요성에 대해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민생 회복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지금 국회가 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투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돼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선출에 강력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 규탄대회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과 (국민의힘) 107석으로 겨우 틀어막은 온갖 악법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라며 "무리한 법안 추진의 부작용과 폐해가 국민과 민생의 큰 주름살이 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여야는 앞서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이어왔으나,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재차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2년 단위 배분은 종료된 일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들은 본회의 개의 전 반드시 일정 추가 조정을 요청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은 "나라 안팎 사정이 어렵고, 상임위원장을 비워두면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이 생긴다"며 선출을 강행했다.

정치권에서는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로 하반기 국회 협치 구조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야 관계 악화가 곧 추가경정예산안 등 주요 법안 처리 난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안건도 함께 통과됐다. 정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는 예산안과 민생입법을 둘러싼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