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의 ‘챗GPT 모멘트’”...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 대량 생산 돌입에 산업 판도 변화 전망
현지시각 17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산업 혁신 포럼에서 테슬라(Tesla) 등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이 올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챗GPT 모멘트’로 규정하며, 대중화의 기로에 섰다. 인공지능(AI) 발전과 맞물려 로봇 산업 전반에 본격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관련국과 업계 전반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현상은 AI와 기계 설계의 비약적 진전,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대량 생산 추진이 맞물리면서 로봇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시각 기준 이날 열린 포럼에서 북경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숭유쥔(崇瑜军) 총경리는 “올해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챗GPT 모멘트”라며, 대량생산의 원년임을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공상과학 영역에 머물던 인간형 로봇이 제조업, 서비스업, 스포츠 현장 등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침투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테슬라 외에도 유니트리(Unitree), 갈봇(Galbot), 유비테크(UBTech) 등 글로벌 시장 선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양산 체제에 돌입했으며, 중국 갈봇은 벌써 약 1천 대의 로봇을 상용 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테슬라는 올해 옵티머스(Optimus) 로봇 5천 대 생산을 목표로 하며, 향후 회사 전반에 로봇 기술을 적극 도입할 방침을 내세웠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는 제약 환경을 비롯, 로봇 권투 경기와 마라톤 지원 등 독특한 사례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는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정책적 지원을 더하고 있어 업계 투자 열기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갈봇 전략책임자 자오위리(赵宇力)는 “AI 고도화가 투자와 수요 폭증을 견인한다”며, 시장 성장세에 대해 낙관적 기대를 드러냈다.
다만 시장 확산에는 신중한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리서치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레이크 크누첸(Blake Knudsen)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전반을 단번에 바꿀 가능성은 낮으며, 실패를 허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점진적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높은 제조 단가, 규제·윤리 이슈 등도 여전히 단기 성장의 장애물로 지목된다.
국제 주요 매체인 CNBC 등은 올해를 로봇 산업의 ‘전환점’으로 규정하면서도, 실질적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린치(Merrill Lynch)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약 1만8천 대에, 2060년에는 30억 대에 달할 것이라는 장기 예측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기술 성숙도, 인공지능 자율성 확보 등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글로벌 로봇 산업의 진입 가속화가 미래 산업 구조와 국제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