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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진주 김영완·배혜린 비밀 손길”…이중종까지 빛난 정성→골목마다 해답 찾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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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진주 김영완·배혜린 비밀 손길”…이중종까지 빛난 정성→골목마다 해답 찾아 흐른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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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진주의 저녁, 진주를 넘어 외지인까지 줄을 잇게 만든 작은 빵집의 문은 김영완과 배혜린의 정성 어린 손끝에서 느릿하게 열린다. 방송 ‘생활의 달인’은 한 조각 빵에 삶의 온기를 불어넣은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아, 익숙한 골목길에 따뜻한 파문을 일으켰다. 김영완과 배혜린은 세 가지 후추를 고르고 저온에서 숙성한 반죽, 버터를 올려 튀기듯 구운 소금빵의 비법을 차분히 풀어냈다. 그 맛은 잠깐의 머뭇거림도 허락하지 않는 진열대의 품절로 이어지며, 오랫동안 도시의 입소문을 장악해왔다.

 

포르투갈 출신 루이스가 선보인 에그타르트는 가냘픈 백여 겹 반죽과 진득하게 고운 수제 크림으로 완성돼, 시청자에게 또다른 미각의 문을 열었다. 단 두 가지 메뉴에 담긴 진심은, 포르투갈의 지난 계절과 진주의 여름비를 오롯이 품었다. 어디에도 없는 진짜 맛, 달인만의 방식이 화려하지 않은 일상에 오랜 여운을 남긴 것이다.

“빵에서 중고차까지”…‘생활의 달인’ 진주 김영완·배혜린·인천 이중종, 지역을 훑은 비법 → 맛과 기술의 교훈 / SBS
“빵에서 중고차까지”…‘생활의 달인’ 진주 김영완·배혜린·인천 이중종, 지역을 훑은 비법 → 맛과 기술의 교훈 / SBS

카메라는 방향을 바꿔 인천의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또 다른 달인 이중종의 손길을 좇는다. 스물네 해를 오로지 중고차 검증에 바친 그는 배기구와 엔진, 투명한 창문과 타이어의 수치를 조용히 읽어낸다. 사고 흔적을 잡아내는 숙련된 방법부터 일반 소비자도 응용할 수 있는 검수 팁까지, 중고차를 진심으로 대하는 한 사람의 시간이 단단하게 쌓여 보였다. 그의 꼼꼼함은 화면 너머에도 든든함과 신뢰를 전했다.

 

맛의 여정은 강원 원주로 이어진다. 30년 역사의 막국수집은 무김치의 감칠맛, 직접 아린 고춧가루, 아삭한 메밀면과 은은한 육수로 깊이를 더했다. 이웃 ‘은둔식달’ 식당은 세대를 잇는 손맛과 용기에 담긴 육수, 주전자마다 깃든 고집으로 지역의 시간과 역사를 완성했다. 두 곳 모두 한 그릇의 막국수가 아닌, 한 세대의 기억을 대접하고 있었다.

 

서울 용산의 뷔페에서는 송성학과 장성만이 빠르고 절제된 칼 솜씨와 와인잔 묘기, 질서 정연한 서빙으로 매일 수많은 식탁을 책임졌다. 수백 명의 허기를 채우는 투박한 뒷모습 안에, 버거운 하루마저도 자랑스러운 일상으로 빚어내는 달인의 마음과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생활 속 평범한 공간들, 비 내리는 골목과 분주한 식당, 중고차 매매단지 한복판을 오늘도 달인들의 손끝이 묵직하게 밝혀줬다. 소금빵과 에그타르트, 중고차와 막국수, 그리고 붐비는 뷔페 현장까지, 그곳에는 ‘오늘’을 견디고 지키는 이들의 기술과 온기가 잠시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생활의 달인’은 6월 23일 밤, 각자의 일상에서 묵묵히 자리한 달인들의 삶이 평범한 순간도 해답이 될 수 있음을 다정하게 보여줬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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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달인#김영완#이중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