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와 함께 찾아온 30도”…춘천의 흐림 속 무더위, 달라진 주말 풍경
요즘 춘천에서는 흐린 하늘 아래에도 불구하고, 더위와 함께 습도가 도드라진 여름 주말을 보내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전 같으면 비 오는 날씨에 선선함을 기대했지만, 올해는 소나기와 구름 사이로도 30도를 넘나드는 고온이 일상의 일부가 됐다.
실제로 6월 마지막 주말, 춘천에는 토요일 오전부터 비 예보가 이어지고 기온 역시 낮과 밤 모두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8일 토요일은 최저 21도, 최고 28도, 일요일엔 23도에서 30도에 달할 만큼 무더위가 예상돼 지역 주민들의 체감 피로가 높아졌다. “주말이면 산책하러 나가곤 했는데, 비가 오는데도 덥고 습하다 보니 차라리 집에서 쉬자고 결심하게 된다”고 춘천의 직장인 김지영 씨는 몸소 변화된 일상을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 데이터 상 자외선 지수는 구름 덕분에 낮은데, 연일 습도가 높아져 ‘몸이 끈적거리고 숨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지역 커뮤니티에서 잇따르고 있다. 예년과 달리 장마철임에도 냉방기 판매나 실내 공기청정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진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상 전문가들은 “최근엔 비가 내리더라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체감상 더 무더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높은 습도에 의한 불쾌지수 상승에 주의하고 수분 섭취, 가벼운 옷차림 등으로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왜 비가 오는데 시원하지 않죠?”, “장마철이 더 무섭다. 꼭대기층인데 창문 열면 습기랑 더위 둘 다 들어온다”라는 춘천 시민들의 일상 이야기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만큼 흐린 날씨가 더 이상 ‘휴식’이 아니란 지적도 이어진다.
장마와 폭염이 겹쳐진 주말, 자연스럽게 계획을 ‘실내의 시간’으로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화관, 도서관, 집 근처 카페 등 실내에서의 쉼이 당연해진 풍경이다. 누군가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 읽는 것도 좋은 여름맞이”라고 느꼈고, 또 다른 이는 “예전처럼 우산 들고 산책하고 싶은데 올여름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소한 날씨의 변화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달라진 일상과 감정의 리듬을 새롭게 경험한다. 더 이상 흐린 날이 선선함을 주던 때가 아니다. 이제는 언제든 ‘나와 내 가족의 컨디션’에 더 신경 쓰는 것이 새 계절의 선택이 됐다는 것, 그런 작은 변화가 우리의 여름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