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임상 승인받은 폐렴구균 백신”…SK바이오, 아시아 시장 확대 본격화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기술이 글로벌 보건 시장의 혁신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이 중국 의약품평가센터(CDE)에서 임상 1상 및 3상 시험계획(CTA) 승인을 받은 것이다. 중국 내 현지 임상 데이터 확보가 품목허가의 필수 전제가 된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속하게 임상 1상을 마치고 3상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업계는 이번 승인을 “아시아 백신 시장 진입의 변곡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GBP410 백신의 핵심은 기존 제품보다 넓은 범위의 혈청형을 커버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GBP410은 소아 대상 백신 후보물질로는 최초로 20가를 넘는 21가지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응한다. 이미 글로벌 소아 및 청소년 7700여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며, 다국가 임상 2상 결과에서 기존 허가 백신과 동등한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단백접합(Conjugate) 방식으로 면역 반응의 지속성과 강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중국 내 적용은 보건적 의미가 크다. 폐렴구균은 소아·영유아 사망의 대표적 원인으로, 백신 접종만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중국 내 백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현지 임상 기반 신제품 출시가 시장 확대를 좌우하게 됐다. 실제로 GBP410은 더 넓은 예방범위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설 잠재력이 주목된다.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는 화이자, GSK 등 해외 선두주자가 다수의 혈청형을 겨냥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경쟁적으로 추진 중이다. GBP410의 21가 설계는 이 분야에서 기술적 차별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북미·유럽을 넘어 중국과 신흥국가 보건정책 변화도 도전 변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량 생산 체계를 강화하며 글로벌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경북 안동 'L HOUSE' 내 백신 생산동을 4200㎡ 규모로 확장, 미국 FDA의 엄격한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신규 시설 확장은 동시에 품질과 글로벌 수출 역량 강화의 복합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한다.
중국은 식품의약품관리감독국(NMPA) 산하에서 현지 임상 데이터를 의무화해 외국계 제품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약사들은 조기 임상과 글로벌 네트워크 협업을 병행 중이다. GBP410 역시 중국 임상 1상을 신속히 마친 뒤 3상에서 대규모 효과·안전성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이 동시에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GBP410의 아시아 지역 상용화는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지형도를 크게 흔들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