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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모임 대북전단 중단 기로”…정부 고위급 위로에 남북대화 기대→정치권 움직임 촉각
정치

“납북자가족모임 대북전단 중단 기로”…정부 고위급 위로에 남북대화 기대→정치권 움직임 촉각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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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선 바람처럼 치열한 남북의 교차점, 그 위에서 납북자가족모임은 깊은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4일 경기 동두천시의 벨기에·룩셈부르크 참전 기념탑에서 참배를 마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얼마 전 정부 고위 인사와의 위로 전화를 받았노라며 오늘의 심경을 전했다. 그 시간은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가족들의 무거운 논의로 이어졌다.  

 

최 대표는 위로와 식사 제안 등 진정성 어린 대화가 오갔음을 언급하면서, “피해 가족들과 상의해 전단 중단 여부를 곧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 정부가 납북자 문제에 각별한 관심과 이해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 “이번 정부가 남북 대화의 문을 열어 가족의 생사 확인이라는 오랜 여정에 전환점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납북자가족모임 대북전단 중단 기로”…정부 고위급 위로에 남북대화 기대→정치권 움직임 촉각
“납북자가족모임 대북전단 중단 기로”…정부 고위급 위로에 남북대화 기대→정치권 움직임 촉각

동두천에서의 참배 또한 각별한 사연이 자리한다. 최근 접경지역에 긴장이 감돌면서 전단 살포가 차단되고, 소년 시절 아버지의 행적이 뚜렷한 울림을 남겼기 때문이다. 1967년, 서해 연평도 가까이서 납북됐던 아버지는 6·25 전쟁 기간 미군 산하 켈로부대에서 싸웠고, 1972년 북한에서 생을 마감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조만간 내부 의견을 모아 집회 신고 기간인 다음 달 10일 전 공식 입장을 표명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전단 살포 중단 선언이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체는 앞서도 “납북자 가족 할머니들과의 식사가 있다면, 대북 전단 발송을 멈출 의향이 있다”고 밝혀왔다.  

 

올해 4월과 5월, 그리고 6월 접경지에서 진행됐던 전단 살포는 풍선을 넘어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며 진화했다. 그만큼 그들이 지닌 절실함과 방법의 다변화를 세상에 알린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전단과 관련해 ‘엄정 대응’을 지시한 이후, 정부는 주요 접경지역에 경찰 기동대 배치 등 사전 차단에 박차를 가했다. 아울러 대북전단 살포 처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은 납북자가족모임의 공식 입장 발표와 정부의 남북대화 의지 간 조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납북 피해 가족들의 한 세대에 걸친 상처가 남북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 불씨로 작용할지, 향후 정치권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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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모임#이재명대통령#대북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