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의 향, 하늘을 날다”…문경의 자연과 체험, 삶의 여유를 만나다

“요즘은 날씨가 흐린 날에도 문경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단순한 지방 소도시였다면, 지금은 오미자의 향과 하늘을 나는 체험이 함께하는 휴식처로 달라지고 있다.”

9월의 문경, 백두대간이 굽이치는 흐린 하늘 아래 기온은 포근했고 이따금 내리는 비가 도심의 공기를 씻어냈다. 이런 하루, 문경대로의 오미자테마터널에는 색다른 하루를 누리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폐광터널을 개조해 오미자 향으로 가득 채운 실내, 붉게 물든 조형물과 전시를 따라 걷다 보면 서늘함과 함께 어릴 적 과일의 신맛이 떠오른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사진을 찍거나 오미자 식품을 맛보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고즈넉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봉천사의 차분함이 반긴다. 사찰을 감싸는 산과 오래된 전각들은 누구에게나 편안한 한숨을 선물한다. 경내를 걷다 보면 걱정이 잠시 멀어지는 것은 덤이다.

하늘이 흐리지만 오히려 이런 날엔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이 인기다. 문경활공랜드에서는 백두대간의 파노라마 풍경을 눈 아래 두고, 바람결을 따라 몸을 맡긴다. “내가 직접 떠있는 느낌이 이렇게 새로울 줄 몰랐다”는 한 방문객의 소감처럼, 베테랑 강사와 함께하는 2인승 체험은 도전과 설렘을 모두 안긴다. 기상에 따라 비행이 잠시 미뤄지기도 하지만, 그 시간마저도 백두대간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연결로 남는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체험형 관광과 지역 특산품에 관심을 둔 방문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SNS에도 “오미자테마터널 인증샷”, “활공랜드 초보 후기” 등 해시태그가 쏟아진다.

문경이 던지는 경험의 본질은 바로 ‘일상 속 작은 리셋’에 있다. 관광 트렌드 전문가 차혜진 씨는 “요즘 여행객들은 단순한 구경보다 감각을 새로고침할 장소를 원한다. 문경은 고유의 특산물과 자연을 오롯이 누릴 수 있어, 머릿속 먼지를 정리하며 돌아갈 수 있는 곳”이라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을비 맞으며 오미자차 마시다 보니 모든 고민이 녹았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문경, 잠시나마 나 자신만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등 일상에서 벗어난 감상을 공유한다.

문경을 찾은 하루, 그 안엔 익숙했던 계절과 신선한 체험, 그리고 잊고 있던 나의 감각이 어우러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