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9·19 합의 복원 움직임 속도?”…서북도서 사격훈련 계획 유지→접경지역 긴장감 고조

어느새 여름의 기운이 무르익은 하루,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장에서 단호한 어조로 서북도서 해상 등 남북 접경지에서의 사격훈련 계획에 변동이 없음을 알렸다. 지난 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접경지역에서 불어온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군의 움직임은 흔들림 없이 ‘상부 지침 없음’을 이유로 내세우며 기존의 길을 택했다. 이달 중에도 계획된 접경지 사격훈련은 차질 없이 치러지겠다는 입장이다.

육중한 군사적 긴장과 평화의 상념이 맞서던 자리,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를 사실상 무효화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이 다시금 소환됐다. 북한의 끊이지 않은 대남 쓰레기 풍선, 위치정보시스템 교란,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복합적인 도발이 이어진 결과였다. 그 후, 멈춰섰던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 5킬로미터 이내 실사격 훈련이 속속 재개되며 평화의 상징이던 접경지역은 다시금 각성의 혼돈을 맞았다.

그러나 훈풍 또한 감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9·19 군사합의 복원과 더불어 남북 간 상호 비방·방해의 도구였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직접 지시했다. 과거 후보 시절부터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던 그의 의지는, 군사합의의 복원과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의 서막을 예감케 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선제적으로 재개된 대북 방송이 멈춰선 만큼, 접경지역 실사격 훈련 중지도 그 연장선에서 검토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변화 기로에 있다. 국방부는 “상부의 별도 지침이 없다”며 기존 훈련 일정을 그대로 이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남북 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결단, 그리고 군의 보수적 경계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달 중 예정된 해병대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 등 굵직한 일정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접경지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9·19 군사합의 복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향후 군의 훈련 방식과 접경지역 긴장완화 노선에 어떤 변화가 닥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앞으로 군사훈련 실시와 군사합의 존입 여부를 두고 신중한 검토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