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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 아버지와 운명적 재회”…화려한 날들, 엇갈린 부정에 숨멎 긴장감→다시 시작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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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 아버지와 운명적 재회”…화려한 날들, 엇갈린 부정에 숨멎 긴장감→다시 시작된 갈등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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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거리 위에서 스치는 두 남자의 눈빛이 오래 잠들었던 운명의 매듭을 살며시 흔들었다.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에서는 정일우와 천호진이 오랜 시간 돌고 돌아, 예상치 못한 순간 부자(父子)로 마주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온기를 잃지 않는 이지혁 역의 정일우와, 삶의 무게에 한없이 고단해진 이상철 역의 천호진. 두 사람의 재회 그 자체가 서로의 지난 풍파와 상처를 고스란히 품은 채 예고된 갈등의 서막이자, 또 다른 가족이라는 진한 울림을 남겼다.

 

이지혁은 사업에 몰두하며 자신의 목표와 가족의 의미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렸다. 지은오와의 갈등 끝에 조금씩 다가선 협업, 거친 투자 피칭 현장부터 아파트 계약까지 앞만 보고 내달리던 청년의 집념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지혁은 박성재와의 투자 심사 자리에서 단호한 결연함을 드러냈고, 도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은 냉철함 너머 고독한 자의 심경을 내비쳤다.

출처: KBS 2TV '화려한 날들'
출처: KBS 2TV '화려한 날들'

반면 이상철은 지친 일상과 학업, 생계를 오가며 흔들리는 안쓰러운 모습을 보였다. 수업 시간마다 고개를 숙이는 순간마다 노년의 조용한 아픔이 묻어났고,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그의 현실은 묵직하게 담겼다. 때마침 길 위에서 아들을 스쳐 만나는 장면은 한없이 평범한 일상의 틈에서 운명처럼 파고드는 삶의 아이러니를 드러냈다.

 

지혁의 곁에서 점차 신뢰를 쌓아가는 지은오와 두려움 없이 문제에 맞서는 젊음의 기개, 강오와 계속되는 가족 내 분열에 울리는 감정의 진폭이 극 전체에 잔잔하면서도 선명한 흐름을 더했다. 강하게 부딪히던 감정의 파동이 가장 필요했던 담담한 손길로 닿는 순간, 관계는 또 한 번 미묘하게 흔들린다.

 

한편, 고성희와 박영라 모녀의 서늘한 온도차는 냉담하고 차가운 대화 속에서 다시 한 번 긴장감을 높였다. 한편 윤현민이 연기한 박성재는 지혁과의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가며 극의 갈등 구도를 촘촘히 쌓았다.

 

‘화려한 날들’ 12회는 아버지와 아들이 새롭게 만난 운명의 장면, 갈등과 화해가 교차하는 인물들을 통해 가족과 인연, 그리고 각자가 선택한 삶의 무게를 다시 한 번 묵직하게 그려냈다. 개성 넘치는 이야기는 매회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으며, ‘화려한 날들’ 13회는 다음 주말 방송될 예정이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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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화려한날들#천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