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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하지 말았어야 할 곳에 특전사 투입”…곽종근, 당시 지휘 놓고 증언 갈등
정치

“투입하지 말았어야 할 곳에 특전사 투입”…곽종근, 당시 지휘 놓고 증언 갈등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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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특수전사령부 지휘부가 12·3 비상계엄 이후 특전사 부대원 배치의 부적절성 논란에 휩싸였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투입을 지시한 현장을 두고 직접 지휘를 받았던 안무성 특전사 9공수여단장이 법정 증언대에서 “투입하지 말아야 할 곳에 특전사를 투입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군 수뇌부의 판단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공판에서 안무성 준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와 여론조사 꽃 등에 투입 명령을 받은 경위를 증언했다. 그는 “선관위와 여론조사 꽃을 확보하라는 임무가 굉장히 낯설었고, 이처럼 생소한 시설물에 부대를 어떻게 투입해야 하는지 지침도 없었다”며 당시 혼란을 전했다.

안 준장은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투입 장소에 도착했을 때 지역 분위기는 매우 평온했다. 선관위 주변 민가 주민들도 평화롭게 산책하고 있었기 때문에 1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왜, 무엇 때문에 투입하는지 의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12월 4일 새벽 곽종근 전 사령관이 ‘비화폰’을 통해 철수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일 곽 전 사령관과 세 차례 통화하는 과정에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투입하지 말았어야 할 곳에 병력을 배치했다는 점에 미안한 감정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곽종근 전 사령관의 판단을 두고 지휘부 내에서 적절성 논란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안무성 준장은 구체적인 사과의 표현이 아닌, “미안하다는 뉘앙스를 느꼈다”고 전하며 실무자와 지휘관 사이의 책임한계에 대한 해석 차이도 시사했다. 재판부는 내란 관련 추가 책임 규명을 위해 오는 18일 당시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이었던 정진팔 전 합동참모차장, 박성하 국군 방첩사령관 기획관리실장, 박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35특수임무대대장 등 핵심 인사를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는 특전 부대 동원 결정의 적법성과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편 다음 공판에서 계엄사령부 지휘라인의 증언을 통해 당시 판단의 배경과 지시 체계가 추가로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 법원은 비상계엄 국면에서 현장지휘관과 상급지휘관의 역할 및 책임이 재차 부각되는 상황에 주목했다. 정치권과 군 내부에서는 향후 증인신문 결과에 따라 당시 계엄령 시행과 특전사 동원의 정당성 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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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안무성#특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