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수 전향 셈법”…염경엽 감독, 오지환 새 수비 카드→LG 외야 변화 예고
결승점을 가른 한 순간, 주전 좌익수 자리를 겨냥한 기대와 고민이 LG 덕아웃을 감돌았다.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의 이름 앞에 '좌익수' 라는 새로운 도전이 거론된 이날, 관중석에서는 묘한 기대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번졌다. 염경엽 감독의 한마디는 그 저변에 흐르던 변화의 기류를 또렷하게 드러냈다.
1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오지환의 외야 수비 기용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을 좌익수로 기용해볼까 고민했다”며 선수 생활을 길게 이어가기 위한 플랜 중 하나임을 밝혔다. 최근 들어 LG 트윈스는 좌익수 가용 자원난에 봉착했다. 주전 김현수는 잔 부상과 체력 부담 탓에 수비 출전 이닝이 줄고 있고, 젊은 좌익수 자원들이 아직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며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감독은 내야수 구본혁을 임시 좌익수로 활용하는 변칙 라인업을 선택하기도 했다.

오지환은 오랜 기간 LG 유격수로 정상급 활약을 펼쳤으며, 지난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바 있다.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와 뜬공 처리 능력은 내야를 넘어 외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염 감독은 “뜬공을 쫓는 감각이 누구보다 탁월하다”면서, 오지환의 외야 기용에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쳤다.
프로야구 역사상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환한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이종범 전 코치와 정근우 전 선수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이 증명됐다. 각각 일본 진출과 현역 말기에 외야 전환을 선택하며, 현장에서 다재다능함을 각인시켰다. LG 역시 세대교체와 체력 안배, 선수 생활 연장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해 유연한 팀 운영 방안 모색에 나선 모습이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오지환과 상의해 외야 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외야 전향은 베테랑 선수의 긴 현역생활을 위한 로드맵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결국, 프로야구의 풍경은 늘 결과 저편에 가려진 준비와 고민의 흔적으로 완성된다. 오랜 시간 한 포지션에서 팀의 상징으로 살아온 오지환이 새 공간에 들어설지, LG의 전략 변화가 어떤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팬들은 이미 귀를 기울이고 있다. 2025시즌 LG 트윈스의 모습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보다 선명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