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프로펜 종합감기약 나온다”…한미약품, 맥시부펜 3종으로 시장 공략
이부프로펜 기반 복합 감기약이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에 새 변수를 던지고 있다. 한미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감기약 표준제조기준 개정 이후 첫 이부프로펜 성분 종합 감기약을 내놓으며, 해열진통제 중심의 약국 카운터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타이레놀 성분으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중심 시장에 소염 기능까지 겸비한 새 선택지가 더해지면서, 제약업계의 성분·제형 차별화 전략이 한층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한미약품은 19일 이부프로펜을 주성분으로 한 일반의약품 감기약 맥시부펜콜드연질캡슐, 맥시부펜코프연질캡슐, 맥시부펜노즈연질캡슐 등 3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부프로펜을 핵심 성분으로 표방한 종합 감기약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기존 약국 시장에서는 해열진통 성분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 복합 감기약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아 왔다.

이번 제품은 모두 연질캡슐 제형으로 설계됐다. 연질캡슐은 외피가 젤라틴 등으로 이뤄져 위에서 빠르게 용해되고 내용물이 신속히 방출되는 제형이다. 고형 정제에 비해 위에서의 분해와 흡수가 빠른 편으로 알려져 있어, 복용 후 약효 발현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 제약사들의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맥시부펜 3종에 이러한 제형을 적용해 초기 증상 완화 속도를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맥시부펜 시리즈는 증상 유형에 따라 세분화됐다. 맥시부펜콜드는 발열과 두통, 전반적인 몸살 감기 증상을 겨냥한 종합 감기약이다. 맥시부펜코프는 인후통과 기침 등 목 주변 증상에 집중했고, 맥시부펜노즈는 코막힘과 콧물 등 비강 증상 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각 제품 패키지 전면에는 주요 증상이 직관적인 키워드와 이미지로 표시돼 약사가 복약지도를 할 때,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할 때 모두 혼선을 줄이도록 구성됐다.
핵심 성분인 이부프로펜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즉 NSAID 계열 약물이다. 해열과 진통뿐 아니라 염증을 줄이는 소염 작용을 함께 제공한다. 감기 초기에는 인후 점막과 근육, 관절 주변에 염증 반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부프로펜은 이런 염증성 통증과 부종에 직접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후통과 근육통이 뚜렷한 환자에게 선택 폭을 넓혀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월 식약처가 감기약 표준제조기준을 개정하면서 이부프로펜이 일반의약품 감기약의 허용 성분 목록에 새로 포함된 점도 주목된다. 그 전까지는 제형과 함량 기준상 아세트아미노펜 중심의 조합이 사실상 표준으로 작동해 왔다. 표준제조기준은 제약사가 복합 일반의약품을 개발할 때 참고해야 하는 성분·함량 가이드로, 한 번 개정되면 시장 전반의 제품 조성에 구조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개정으로 제약사들은 이부프로펜을 중심 성분으로 한 복합 감기약 기획이 가능해졌고, 한미약품이 그 첫 상용 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타 제약사들도 이부프로펜 기반 복합 감기약 라인업을 선보일 여지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아세트아미노펜 약물을 복용했을 때 효과가 미흡하거나, 염증성 통증이 두드러지는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한 세분화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복용법은 만 15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을 기준으로 1일 3회, 1회 2캡슐씩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방식이다. 한 패키지에는 총 12캡슐이 담겨 이틀분으로 구성됐다. 소비자가 병원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일반의약품이어서, 약사 복약지도와 진열 전략에 따라 시장 초기 반응이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부프로펜 기반 감기약 확산에는 약효뿐 아니라 안전성 관리도 중요 변수로 거론된다. NSAID 계열은 위장 장애와 신장 기능 저하 위험, 항응고제와의 상호작용 등 주의 사항이 알려져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위장 질환 환자, 고령층, 특정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서 복용 전 의료진 상담을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약국 현장에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계열 제품을 구분해 안내하고, 소비자의 기저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미약품은 이미 유소아 대상 해열진통제 써스펜키즈시럽으로 이부프로펜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 왔다. 이번 성인용 맥시부펜연질캡슐 라인업으로 연령과 증상 스펙트럼을 확장하면서, 해열진통·감기약 포트폴리오 전반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연질캡슐 제형과 증상별 세분화, 패키지 디자인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 아세트아미노펜 기반 브랜드들과의 차별점을 부각하는 그림이다.
제품 유통은 한미사이언스 계열 온라인팜이 맡아 전국 약국에 공급된다.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는 감기·해열진통제 카테고리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제약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 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자가관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약국에서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일반의약품 진열 공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이부프로펜을 전면에 내세운 첫 복합 감기약 출시에 대해, 성분 다변화와 제형 차별화가 겹치는 지점에서 새로운 브랜드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식약처가 다른 성분 조합에 대한 표준제조기준을 추가로 정비하면, 감기약 시장 내 성분 포트폴리오가 한층 세분화될 여지도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맥시부펜연질캡슐은 국내 약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부프로펜 성분 종합 감기약으로 다양한 증상별 제품 구성과 빠른 약효를 앞세워 새로운 해열진통제 시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질캡슐 제형의 빠른 흡수, 증상별 세분화, 직관적인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약국 현장의 복약지도와 소비자 구매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부프로펜 기반 감기약이 실제로 소비자 선택지에 안착해 기존 아세트아미노펜 중심 구조를 얼마나 바꿀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