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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450만 건”…추나요법 건보 적용 이후 실제 효과 주목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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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국내 근골격계 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다. 건강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건보 급여 적용 첫해인 2019년 이후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 수는 연평균 450만 건 규모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은 추나요법 건보 적용 전후 전국 데이터를 분석해, 대규모 환자 유입과 실제 이용 추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런 대규모 데이터 기반 결과를 ‘한의 수기치료 보험화’ 확대 논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청구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9년 4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의원, 한방병원, 종합병원 내 한방진료과 등에서 근골격계 질환 환자가 받은 추나요법 이용 기록 약 1272만 건을 면밀 분석했다. 추나요법의 보험 청구 건수는 2019년(4~12월)에만 355만 건, 2020년 453만 건, 2021년 474만 건에 달했다. 특히 2019년은 9개월 통계임에도, 12개월로 환산 시 이후 연간 이용량과 유사해 제도 시행 뒤 빠르게 수요가 안착했음을 시사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신체 일부 또는 전용 도구를 통해 신체 균형 회복과 관절 가동 범위 개선을 돕는 대표적인 수기치료법이다. 기존 연구에서도 신경근육계 질환의 증상 개선 효과가 입증됐으며, 2019년 4월 건강보험 급여 편입의 근거가 됐다. 본 연구는 전국 단위 실사용 데이터를 최초로 분석해 이전의 단기간·단일 병원 중심 제한을 넘어섰다는 의미가 있다.

 

연령별 추나요법 이용은 45~54세가 22.3%로 최다, 성별로는 여성이 55.8%를 차지했다. 병행 치료로는 침(97.4%), 부항(80.3%), 전침(67.3%), 뜸(31.4%) 등 한방 복합치료가 함께 시행된 경우가 많았다. 주요 진단은 요통, 허리 염좌 및 긴장, 목 통증 등 생활 질환이 중심이었다.

 

특히 중증·만성 질환군에서 추나요법 적용률이 높았고, 복잡 추나(본인부담 50%)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 자주 사용됐다. 1인당 평균 치료 횟수 역시 단순 추나에 비해 복잡 추나가 많아, 만성적 통증 관리에 실효적 치료 방식임이 드러났다. 주목할 점은 추나요법 연간 20회 급여 제한 기준에 도달하는 환자 비율이 2019년 2.47%에서 2021년 3.63%로 증가, 환자 맞춤 치료 기회의 추가 확대 필요성이 함의된다.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도 건강보험 기반의 재활·수기치료 확대는 고령화·만성질환 증가 시대에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미국, 유럽에서는 다양한 근골격계 비수술 치료에 보험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도 데이터 기반 정책 개선을 통한 서비스 접근성 확대가 관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추나요법 보험화와 관련한 현행 급여 회수 제한, 질환 범위 확대 요건 등 정책·제도 개선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당국의 급여기준 조정, 진료비 현실화 논의가 병행되고 있으며, 데이터 투명성·의료 신뢰 확보가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길근 자생한방병원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추나요법 건보 적용 후 전국 단위 데이터를 분석한 선도 사례”라며 “급여 적용 질환 확대가 국민 건강 증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산업계는 추나요법이 실제 의료 체계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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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나요법#건강보험#근골격계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