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흐릿한 영상도 복원”…KAIST, 세계 최초 비디오 디퓨전 기술 발표
빛의 산란으로 흐릿해진 영상을 선명하게 복원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한국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와 김재철AI대학원 예종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움직이는 산란 매질 너머의 숨겨진 영상을 복원할 수 있는 ‘비디오 디퓨전 기반 영상 복원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안개, 연기, 불투명 유리, 피부 조직 등 빛의 경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조건에서도 고화질 영상을 재현할 수 있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성과가 영상 품질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영상 복원 기술’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의 신기술은 광학 모델에 기반한 영상 복원 설계에 딥러닝 ‘비디오 디퓨전 모델’을 접목했다. 기존 인공지능 복원 기술이 훈련 데이터의 범위를 벗어나면 성능이 크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새 방식은 영상의 연속적 시간 정보까지 학습함으로써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이나 움직이는 연기 등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산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한다. 실제 시험 결과, 거리·두께·잡음 등 다양한 조건에서 현존 최고 복원 방식 대비 월등히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특히 공간적 한계로 관측이 어려운 정자의 움직임조차 산란체 너머에서 성공적으로 복원해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고난도 의료 영상 획득, 방위 산업의 구조·감시, 자율주행과 로봇 비전, 산업용 검사 장비, 심지어 화재 및 연기 등 구조 현장 탐지에도 활용 범위가 넓다. 사용자는 안개에 가린 도로, 불투명 유리 너머, 탁한 물속 등에서도 실제와 가까운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적으로 영상 복원 인공지능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기술은 시간 상관관계를 반영한 최초의 디퓨전 응용 사례라는 점에서 글로벌 선도 위치를 굳힐 수 있게 했다. 해외 주요 연구기관과 기업도 의료, 방위, 교통 산업을 중심으로 유사 기술의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어서 기술 격차 유지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계 주요 쟁점인 규제와 인증 차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의료용으로의 상용화에는 식약처, FDA 등 국제 규제기관의 추가 데이터 검증이 요구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데이터 보호와 원본 영상의 윤리적 활용, 알고리즘 신뢰성 투명성 확보도 병행 논의가 필요하다.
KAIST 연구팀은 “시간적 상관관계를 학습한 디퓨전 모델이 움직이는 산란체 너머 데이터를 복원하는 데 효과적임이 입증됐다”며, “차후 안개 제거, 고해상도 영상 복원 등 다양한 광학 문제 극복으로 확장 연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