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트럭과 드론쇼가 만든 밤”…부산 중구, 모두의 축제 한마당
요즘 부산 중구에선 제1부두를 배경으로 열린 풍경 속에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문다. 예전엔 흘러가는 일상이던 항구가, 이젠 모든 세대가 하나 되는 축제의 거실처럼 변했다. ‘중구민의 날 페스타’가 9월 6일 하루 동안 충장대로 일대를 모두의 기억 위에 올려놓는다.
중앙동 제1부두는 부산의 근현대사를 품어 온 공간이다. 이번 행사에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펼쳐진다. 냉기 찬 아이스존, 온몸을 맡길 수 있는 물놀이장, 가족이 함께 웃는 체험부스까지. SNS엔 닭강정과 쿠바샌드위치를 인증하고, 아이들은 게임 코너를 돌며 서로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마켓에서는 주민이 직접 기획한 셀러들이 부스를 지키고, 저마다의 취향이 교차하는 자리가 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중구가 복지박람회와 연계해 선보인 프로그램엔 매년 수천 명이 참여한다. “축제에서 마주치는 얼굴 덕분에, 오랜만에 이웃 같단 느낌이 든다”는 주민 고백이 이어지고, “먹거리를 고를 때도 취향을 더 존중하게 됐다”는 젊은 세대의 소감도 나온다.
축제의 절정은 인기가수 설운도, 자두, 백수정 등 무대에서 시작된다. 뜨거운 환호와 춤, 그리고 1,000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비단처럼 엮는 순간. 현장을 찾은 이들은 “두 눈에 남을 밤이었다”고 표현했다. 지역사회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의 재발견’이라 부른다. 바쁜 도시에서 잠깐 멈춰 선 순간, 같은 공간이 이렇게 새로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할머니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특별했다”, “부산의 시간을 다시 만났다”는 반가움과, “내년에도 누군가와 꼭 다시 오고 싶다”는 다짐이 나란히 쌓인다. 작고 평범했던 일상이, 이 날만큼은 특별한 리듬으로 박동한다.
‘중구민의 날 페스타’는 단지 축제가 아니라, 세대를 잇는 기억의 축적이자, 부산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조금 더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작은 선택을 따라 빠져든 그 하루가, 오래도록 이어지는 마음의 파동이 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