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엔씨소프트 14.61% 급락…대형 게임주, 거래대금 급증 속 변동성 확대

오태희 기자
입력

11월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급락 마감했다. 같은 업종 내 다른 종목들보다 낙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대형 게임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적과 신작 모멘텀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국내 게임주의 재평가 여부를 둘러싸고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네이버페이 증권에 따르면 19일 한국거래소 마감 기준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 종가 224,500원에서 32,800원 떨어진 19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은 14.61%로, 동일 업종 평균 등락률 마이너스 1.22%와 비교해 단일 종목에 매도세가 집중된 양상이었다. 시가는 210,500원에서 출발했지만 장중 한때 187,900원까지 내려갔고, 반등 구간에서 211,000원까지 오르며 넓은 가격대에서 매수·매도가 맞부딪혔다.

출처=엔씨소프트
출처=엔씨소프트

이날 주가는 상한가 291,500원, 하한가 157,500원 범위 내에서 움직였고, 실제 형성된 일중 변동폭은 23,100원에 달했다.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총 거래량은 871,913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1,688억 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단숨에 1,000억 원을 훌쩍 넘긴 거래대금은 단기 차익 실현과 손절 물량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엔씨소프트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 1,300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 순위 115위에 자리했다. 국내 대표 게임주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종목인 만큼, 이번 급락이 동종업종 대형주에 대한 시장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시총 규모가 줄어들면서 외국인·기관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 가능성도 점검하고 있다.

 

투자 주체별 수급 동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국인 보유 잔고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 주식수 2,154만 4,022주 가운데 외국인 보유 주식수는 676만 7,990주로, 외국인 소진율은 31.41%였다. 단기 급락에도 외국인이 상당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이들의 매도·매수 방향이 추세 전환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수익률은 0.76%로, 배당보다는 성장성과 실적 개선 기대에 의해 투자 매력이 좌우되는 구조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게임·엔터 업종 전체에 대한 밸류에이션 수준과 비교했을 때도 괴리가 나타난다. 동일 업종 주가수익비율 PER은 25.66을 기록했다. 업종 전반의 평가 배수를 감안하면, 엔씨소프트의 단기 급락이 실적 펀더멘털 악화에 선반영된 것인지, 혹은 과도한 디스카운트인지에 대해 시장 내부에서도 시각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국내외 소비 둔화와 이용자 트래픽 변화, 규제 이슈 등이 중장기 성장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중 흐름을 보면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오전 9시에는 202,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188,100원까지 밀리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고, 한때 191,600원 수준에서 숨 고르기를 시도했다. 10시에는 191,400원에서 출발해 195,700원까지 회복을 시도했지만, 곧장 189,600원까지 다시 밀린 뒤 194,300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이어졌다.

 

11시 구간에서는 194,900원과 192,000원 사이 박스권을 형성하며 193,300원 안팎에서 눈치 보기가 이어졌다. 점심 시간대인 12시에는 193,400원에 출발해 191,400원까지 내려간 뒤 191,700원대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13시에도 191,500원에서 192,100원 사이에서 좁은 범위의 등락을 반복하며 190,900원 수준을 기록했다.

 

오후 들어서는 저가 매수 시도도 일부 관찰됐다. 14시에는 190,700원에 시작해 194,200원까지 재차 반등에 나서며 해당 가격대에서 매물 소화에 나섰다. 다만 장 마감으로 갈수록 매수 우위가 약화됐고, 15시에서 15시 30분 사이 194,300원에서 출발한 뒤 매도 물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종가는 191,700원으로 마감됐다. 단기 기술적 반등 시도에도 불구하고 종가 기준 저가 부근에서 고착된 셈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급락 이후 수급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될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거시 환경 측면에서 글로벌 금리 수준, 달러 강세와 같은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고,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조정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게임업종의 경우 신작 출시에 따른 성과 가시화 여부와 해외 매출 성장세가 향후 주가 방향성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게임주 조정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이익 추정치 하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 일정과 주요 신작 출시 계획, 해외 퍼블리싱 계약 등 구체적 모멘텀을 확인한 뒤 매매에 나서려는 관망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당국 차원의 직접적인 정책 변수는 제한적이지만, 디지털콘텐츠 산업 육성 정책과 게임 규제 완화 논의가 장기적으로 업종 밸류에이션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 방안이 실제로 기업 실적과 투자 매력 제고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국내 대형 게임주의 향후 주가 흐름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 환율, 소비·투자 심리 등 거시 지표와 맞물려 전개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말·내년 초로 이어지는 주요 게임사 실적 발표와 신작 성과 발표 일정에 수급이 다시 집중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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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코스피#게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