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6이닝 1실점 완벽투”…김재환 홈런 신기록→KIA 7연패 늪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의 저녁 공기를 가른 건 침묵과 탄식이었다. 패색이 짙어진 KIA 타이거즈의 벤치, 그리고 짙은 집중력으로 빛났던 두산 베어스 마운드 위 최민석의 시선에는 냉정한 결의가 깃들었다. 어느 한 팀의 패배뿐 아니라, 잠시 멈춰 선 승부의 흐름과 영광의 기록이 옅은 여운을 남긴 밤이었다.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졌다. 시작부터 주도권은 두산의 몫이었다. 2회 두산 박순준이 선제 적시타를 날렸고, 이어 김재환 역시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쌓았다. 3회 KIA의 실책까지 겹치며 두산은 2점을 더 달아났고, 4회 정수빈과 김민석이 연속으로 3루타를 기록하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KIA는 6회를 기점으로 타선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고종욱의 솔로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보였고, 7회 나성범이, 9회 김태군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마지막까지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반전의 드라마를 쓰기에는 점수 차가 너무 컸다. 6-9, 역전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에서는 신인 최민석의 활약이 빛났다. 6이닝 2피안타 1실점이라는 안정된 내용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탈삼진 4개를 보태 3승째를 챙겼다. 그리고 베테랑 김재환은 7회 투런 홈런으로 개인 통산 274홈런을 달성, 구단 최다 홈런이라는 의미 깊은 이정표에 이름을 더했다. 김재환은 이로써 구단 레전드 김동주를 기록에서 앞섰다.
KIA는 전날 NC 다이노스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시훈과 한재승 등 불펜 투수를 가세시켰으나, 김시훈은 데뷔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연이은 연패와 더불어 이날 패배로 KIA의 승률은 5할 밑으로 급락했다. 선수단 분위기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편 두산은 광주 원정 3연패 사슬을 끊으며, 팀 전체가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기록과 뜻깊은 싸움, 그리고 벤치에 번진 묵직한 감정의 파동까지, 광주의 밤은 치열한 승부와 인간적인 위로로 채워졌다.
프로야구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가 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 내딛을 다음 걸음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의 뜨거운 한판은 매일 저녁 새로운 기록과 심장을 뛰게 할 이야기를 계속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