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율주행 물류 혁신”…현대차·BPA, 부산항 스마트 전환→공동실증
부산항만공사는 현대자동차와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항만 구현을 주제로 기술 세미나를 열고 부산항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공동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세미나는 지난달 체결된 AI 기반 스마트 항만 구현 및 스타트업 생태계 확대를 위한 기술협력 협약의 연장선에서 마련됐으며, 양측은 항만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협력 모델과 실증 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항만공사와 현대자동차는 협약에 따라 부산항이 축적해 온 항만 운영 전문성과 현대차 그룹이 보유한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초광대역 무선통신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항만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기로 했다. 초광대역 무선통신 기술은 컨테이너와 장비, 차량의 위치를 센티미터 단위로 정밀 추적해 선박 접안부터 장치장 이동, 육상 운송까지 전 과정의 흐름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여기에 자율주행 물류차량과 로봇 물류 장비가 연동되면 위험도가 높은 야드 작업의 안전성을 끌어올리고, 대기와 공회전이 많은 항만 내 이동 동선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세미나에는 실질적인 기술 수요를 가진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와 항만 배후단지 입주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모빌리티 분야에서 상용화된 자율주행, AI 관제, 로보틱스 기술이 항만 환경에 그대로 이식되기보다는, 선박 입출항 패턴과 야드 운영 특성에 맞춘 별도의 알고리즘과 장비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럼에도 검증된 차량 제어 기술과 고성능 센서 융합 경험이 항만 자동화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측은 기술 구조 설명과 더불어 부산항 특정 터미널을 대상으로 한 시범 구역 설정, 데이터 공유 방식, 안전 기준 정립 방안 등을 세부 과제로 제시하며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와 관련 스타트업, 부산항 관련 기업, 부산항만공사는 세미나를 계기로 정례적인 네트워킹 채널을 마련하고, 현장 실증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스타트업은 AI 기반 작업 스케줄링, 예지 정비, 디지털 트윈 플랫폼, 자율주행 군집 주행 솔루션 등 특화 기술을 제공하고, 부산항은 실제 운영 데이터와 실증 공간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 같은 상호 보완적 생태계가 구축되면 국내 항만이 글로벌 스마트 항만 기술의 시험베드이자 수출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부산항만공사와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기술 교류를 정례화하고 현장 실증과 공동 연구 과제를 확대해 부산항 스마트 항만 전환과 스타트업 기술 확산을 가속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은 AI, 로봇, 자율주행 등 현대차 첨단 기술이 부산항 스마트화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산항이 첨단 기술이 뿌리내리는 산업 생태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그룹의 모빌리티 기술이 항만 물류로 확장되는 흐름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물류 효율화라는 두 축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전략적 수순으로 인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