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아·한기웅, 거짓의 정점에서 만나다”…친밀한 리플리 첫 장면→비밀 서사 궁금증 폭발
찬란한 조명 아래, 이시아가 내딛는 한 걸음마다 차정원의 감춰진 굴곡이 뚜렷하게 떠올랐다. 단단한 각오와 복수의 결의, 화려한 옷차림에서 묻어나오는 아슬아슬한 긴장감. 처음 마주한 한기웅과의 순간, 서로의 비밀이 위태롭게 교차하며 거짓된 인생의 서막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시아는 차정원으로 분해, 아버지의 누명과 모진 환경 속에서도 성실함을 지켜온 이의 깊이를 드러냈다. 결코 남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 명품 하이힐과 볼드한 귀걸이, 진한 색감의 원피스는 누군가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환멸이, 동시에 새 삶을 향한 욕망의 시작임을 암시했다. 현실의 험난함을 딛고 넘어지는 대신, 차정원은 단 한 번의 연기로 스스로를 슈퍼 리치라 부를 만한 존재로 변주했다.

한편 진세훈으로 등장한 한기웅은 자연스레 재벌 후계자의 냉랭함과 상처를 스미게 했다. 푸른빛 슈트와 특이한 타이, 차가운 눈빛은 소개팅 테이블 위에 또 다른 긴장감을 얹었다. “나 기억 안 나?”라는 한기웅의 짧은 인사는, 차정원의 흔들리는 시선을 끌어내며 두 사람의 관계에 심오한 물음을 던졌다.
촬영 현장에서 이시아와 한기웅은 단 한 컷의 대사와 눈빛으로도 복잡한 감정을 매만졌다. 짧은 순간마다 이들의 치열한 밀당이 화면 너머로 전해졌고, 장면이 끝난 뒤엔 이내 밝은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회오리 같은 감정의 기류와 쉽게 사라지지 않는 여운이 고스란히 남았다.
‘친밀한 리플리’는 가족을 속이는 거짓과, 진실을 감추는 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그린다. 손석진 감독과 이도현 작가의 협업 아래 완성된 이 드라마는 ‘핸섬을 찾아라’와 ‘마녀의 게임’ 등에서 축적한 연출과 대본의 조화를 기대하게 한다. 화려하지만 허망한 인생 역전 스토리, 그리고 욕망과 속임수, 후회와 대가가 겹치는 선택의 중대 기로에 선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작진은 “이시아와 한기웅이 얽힌 거짓과 진실이 예기치 못한 비극을 가져오며, 극단의 감정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거짓과 현실 사이를 파고드는 치열한 연기와 두 배우의 맞부딪침이 어떠한 결말로 이어질지, ‘친밀한 리플리’의 두 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이 드라마는 9월 22일 월요일 저녁 7시 50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