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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오스트리아 여름 담다”…비엔나부터 인스브루크→예술과 시간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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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오스트리아 여름 담다”…비엔나부터 인스브루크→예술과 시간의 숨결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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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여름날,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오스트리아의 고요한 풍경 꼭지마다 예술과 일상의 깊이를 한 겹씩 쌓아 올렸다. 비엔나의 오래된 거리에는 음악의 여운이 흐르고, 알프스 자락 아래 숨은 마을마다 장인들이 남긴 예술의 결이 조용한 감탄으로 번져 나간다. 시민과 여행자의 미소, 여름밤 광장에서 울리는 박수 소리가 시간의 경계를 아름답게 허문다.

 

오스트리아의 초록빛 여름은 사계절을 모두 담은 스노 글로브의 투명한 감동에서 피어올랐다. 세계 최초의 스노 글로브가 탄생한 비엔나의 한 공방은 장인의 손끝에서 한 세기를 건너온 섬세한 취향을 그대로 간직했다. 해질 무렵, 광장에 모인 이들이 필름 페스티벌의 환호로 도시를 수놓으며, 시간의 켜를 따라 여름의 열기가 차오르는 순간마저도 영화처럼 차분히 담아냈다.

알프스 속 삶과 예술…‘걸어서 세계속으로’ 오스트리아 여정→여름 빛의 시간 기록하다
알프스 속 삶과 예술…‘걸어서 세계속으로’ 오스트리아 여정→여름 빛의 시간 기록하다

푸르른 아터제 호수 위에는 말러가 남긴 음악의 정취가 맑은 바람에 실렸다. 컴포저의 오두막에서 들려오던 울림은 자연의 침묵에 기대어 오스트리아 여름의 고요한 서사를 완성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의 삼손 인형 행진과 같은 축제들은 지역의 오랜 전통과 살아 있는 유희를 노래했고, 그로스글로크너의 빙하 위에 흐르는 차가운 공기는 한낮에도 설화처럼 머물렀다. 알프스 산자락의 농가에서는 세월의 지혜와 느림이 잔잔하게 스며 있었다.

 

인스브루크의 아침을 깬 종소리는 426년을 이어온 장인정신을 은은하게 전했다. 황금 지붕 아래 풍경과, 골목을 따라 이어진 성곽, 황제의 무뎌진 흔적들 역시 유적을 넘어 생활의 리듬 안에서 되살아났다. 오스트리아가 품은 예술과 자연, 깊은 축제의 온기에는 진짜 유럽의 본질이 녹아 있었다.

 

방송 말미에는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딛는 여행자와 현지인의 미소가 엮이면서, 오스트리아의 여름은 익숙한 그리움으로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예술, 그리고 삶을 관통하는 축제의 기운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시청자에게 새로운 계절의 여운을 전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905회는 9월 20일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오스트리아 여름 속 진짜 유럽의 본질을 다시 한번 펼쳐 보일 예정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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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계속으로#오스트리아#비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