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라이온즈 폭소”…김주오, 1라운드 소감 실수→드래프트장 환호와 눈물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현장은 이변과 감동, 그리고 유쾌한 해프닝이 어우러진 무대로 남았다.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를 가득 메운 선수와 가족, 팬들의 표정에는 오래 준비한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이 교차했다.
지명 순간마다 쏟아지는 박수와 환호 속, 눈물을 참지 못한 부모들의 모습에서는 오랜 기다림의 무게와 기쁨이 묻어났다. 전체 1번으로 지명받은 키움 히어로즈 박준현의 아버지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는 "올라가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서니까 눈물이 난다"며 벅찬 심경을 전했다. 박석민 전 코치는 선수 시절 골든글러브 수상식에서도 진한 눈물을 보여 야구 인생 곳곳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인물로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신재인(유신고)의 아버지 역시 "수고했다"고 말문을 열다가 가족애가 북받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롯데 자이언츠 신동건의 아버지는 아예 말을 잇지 못해 행사장은 어느새 감동의 눈물바다로 바뀌었다.
반전을 안긴 장면은 두산 베어스 1라운드 외야수 김주오가 연출했다. 무대로 오른 김주오는 소속 팀명을 헷갈려 “두산 라이온즈에…”라고 실수하며 현장에 폭소를 자아냈다. 그의 장타력과 자신감이 지명 직후 집중 조명을 받았으나, 무대 위에선 특유의 긴장이 우스꽝스러운 재치로 바뀌며 모두를 웃게 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 역시 손뼉을 치며 화답해, 무거웠던 분위기도 잠시 흔들렸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은 8순위로 양우진(경기항공고)을 선택한 뒤 "저희까지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운을 언급했다. 한때 전체 2순위 후보로 꼽히던 양우진은 부상 우려 탓에 순위가 내려갔지만 소속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삼성 라이온즈 이호범(서울고)은 침착한 태도로 "명문 구단에 입단해 기쁘다"며 소회를 밝혔으며, 서울고의 연속 1라운드 지명 기록을 후배들에게도 이어가길 바란다는 인사를 남겼다.
키움이 행한 트레이드 카드로 마지막 1라운드 자리를 차지한 박한결(전주고)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키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한결의 아버지는 "아빠는 이제부터 '픽업' 해방"이라며 농담을 덧붙여 현장 학부모들까지 함께 웃음 지었다.
단 한 번의 지명 무대를 위해 흘린 노력과 기다림, 그리고 무대 위에서 터진 예상 밖의 진심과 해프닝들은 그 자체로 작은 서사가 됐다. 부모와 자녀, 구단, 그리고 팬들까지 모두가 함께 호흡한 순간이 더욱 특별하게 남았다.
드래프트 1라운드의 모든 장면은 감동과 환희, 그리고 유쾌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새로운 시즌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의 시작점에, 곁을 지킨 가족과 팬들의 마음이 길게 울렸다. 이번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는 9월 17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