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지지율 10%대 추락”…국민의힘, 전통 기반 균열에 위기감 확산
보수 정치의 근저를 흔드는 격랑이 국민의힘을 덮쳤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정당 지지율 20% 아래로 국민의힘이 추락하면서, 전통 지지기반의 균열과 보수 진영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국지표조사(NBS)가 7월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19%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당명 개정 이후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한 수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5%를 기록해 국민의힘과 26%포인트 격차를 보였고, NBS 조사 개시 이후 최저치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충격을 던졌다.
이번 조사(발표일: 7월 10일)에서 국민의힘은 60대·70대 이상 등 보수 전통 지지층은 물론, 대구·경북(TK) 지역까지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를 충분히 좁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절대적 우위를 보였던 지역에서조차 균열 조짐이 노출된 것이다.

지지율 하락의 배경에는 대선 패배 이후 표출된 계파 갈등과 혁신 부재, 그리고 특검 수사로 인한 혼란 등 복합적인 원인이 비판적으로 거론됐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혁신이란 말이 조롱거리가 됐다"고 자조했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들 역시 대립이 이어진 탓에 개혁의 동력이 소진됐다는 자평을 내놨다.
이에 대응해 윤희숙 혁신위원장 등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첫 혁신위 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 비상계엄 논란, 탄핵 정국 등 주요 논란에 대한 공식 사과와 단절을 약속했다. 혁신위는 공천제도 개선, 당원 투표 기반의 비례대표 선출 등 개혁안을 발표하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지만, 지도부와 중진 의원 사이에선 회의론도 팽배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기존의 양당 구도에서 '처음 맞는 10%대'의 치명적인 위기임을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지지율 8% 경험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전통 보수 및 중도 표심까지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특검발 의혹, 내홍, 그리고 무기력이 보수 표심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혁신안 실현과 전통적 보수 표심 회복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국민께 송구하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위기 수습을 위해 총력전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조사(7월 7~9일)는 국내 통신 3사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19.9% 응답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와 분석에 관한 상세자료는 NBS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이 변화의 갈림길에서 어떤 적응 전략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