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 속 고요한 숲길”…괴산의 하루, 자연이 주는 휴식
요즘은 느린 산책을 즐기려 괴산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뜨겁던 여름이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걷는 이마에 닿는 하루. 예전엔 멀고 한적했던 산골이었지만, 지금은 자연의 여유와 문화의 향기를 품은 곳으로, 누군가의 일상 속 쉼표가 되고 있다. 그만큼 괴산의 거리는 흐릿하게 흐르는 구름과 선선한 공기로, 오래 걸어도 지치지 않는 가을 정취로 물들고 있다.
충청북도 중앙 괴산군에는 고요한 숲과 깨끗한 계곡, 그리고 유서 깊은 사찰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9월 23일 오후, 괴산은 25.4°C의 선선한 온도와 30%의 약한 강수확률로, 야외 산책도 실내 체험도 모두 즐기기 좋은 기분 좋은 날씨를 보인다. 자연 속에서 쉬고 싶은 이들에게 각연사부터 한지체험박물관, 자연드림파크까지, 하루의 동선이 여유롭게 그려진다.

칠성면 숲길에 닿으면 먼저 각연사를 마주하게 된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전각과 고목, 구불구불 이어진 길목마다 붉은 단풍 대신 잔잔한 초록빛과 조용한 기운이 스며 있다. 부드러운 바람에 산사의 경내를 걷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난 사색과 차분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SNS에는 사찰의 고요함에 쉬어 간다는 인증 사진들이 하나둘 쌓이고, 커뮤니티에도 "괴산에서 마음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았다"는 후기들이 속속 올라온다.
조금 발길을 옮기면 연풍면의 한지체험박물관이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이곳에선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한지장 안치용의 정성이 깃든 한지 작품과 유물이 전시된다. 직접 한지를 만져보고 전통 공예품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특히 인기를 끈다. 아이들에겐 신선한 경험이고, 어른들에겐 잊고 있던 옛 감성이 되살아나는 시간이다. 전문가들은 “한지의 부드러움과 견고함처럼, 전통문화의 힘은 일상을 촘촘하게 이어준다”고 표현했다.
자연드림길에 조성된 괴산자연드림파크1단지도 요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잦다. 이곳은 친환경 유기식품 생산과정을 직접 살필 수 있는 견학 코스, 식품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센터, 그리고 굿즈숍과 카페까지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고, 먹거리의 소중함도 배울 수 있었다”는 방문 후기가 많다. 넓은 주차장과 깔끔한 시설 덕분에 장시간 머물러도 답답함이 없다.
지역 커뮤니티의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괴산이 ‘힐링 여행지’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다녀오면 마음이 느긋해지는 곳”이라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공유된다. 도시에서의 바쁜 리듬과는 다르게, 괴산에서는 계절 따라 걸음 속에도 여유가 담긴다.
작고 사소한 여행지의 변신이지만, 우리 시선과 삶의 방향도 그 안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괴산은 단지 한적한 시골이 아니라,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쉼표가 돼주고 있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