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국인 주식 매매 절반은 영국”…한국 증시, 투자국별 양극화 심화 전망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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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들어 8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영국(UK)’ 국적 투자자의 외국인 주식 거래 비중이 44.7%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단기매매 성향이 강한 영국, 케이맨제도 등 해외 자금이 시장을 주도하며, 매수·매도의 주기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통계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패턴이 국적별로 뚜렷하게 갈리며 변동성 및 자금 집중 현상에 대한 경계심도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1월~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247조7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거래했다. 이 중 영국계 투자자는 전체 매매의 절반 가까운 557조4천억 원을 차지했고, 케이맨제도(14.1%), 싱가포르(12.1%), 미국(12.0%)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영국, 케이맨제도, 싱가포르 등 세 지역이 코스피 외국인 거래의 7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홍콩(0.5%), 일본(0.4%), 대만(0.2%) 등 아시아권 국적의 투자자 존재감은 미미했다.

‘영국인’ 올해 국내주식 외국인 매매 44.7% 차지…미국은 보유 1위
‘영국인’ 올해 국내주식 외국인 매매 44.7% 차지…미국은 보유 1위

코스닥 시장 역시 영국(44%), 싱가포르(26.3%), 케이맨제도(20.9%) 등 단기매매 비중이 높은 국가의 외국인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호주(3.6%), 미국(1.7%) 등 장기투자 비중이 강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았다. 이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소수 국가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상장주식 보유액 기준에서는 미국(USA)이 367조4천250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보유 지분의 40.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고, 영국이 11.7%, 싱가포르가 7.1%를 각각 기록했다. 대규모 매매를 보인 케이맨제도(2.4%)는 보유순위 9위에 그치며, 단기매매 중심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영국계 헤지펀드의 단기매매 확대로 외국인 거래는 단타 위주로 변했다. 반면 미국 투자자는 장기 자금이 중심이어서 보유액 비중이 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산업과 해외자산 운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집중은 거래 패턴, 투자 기간 등에서도 국가별 차이를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도 한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집중 현상을 조명하며 “국적별 투자 방식의 분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매매가 활성화될수록 가격 변동성과 시장 불안정성 리스크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 집중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장기투자와 단기매매 중심 투자자 간의 움직임 변화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주요국별 투자 패턴의 변동이 한국 증시의 변동성 뿐 아니라 국제 자본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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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미국#케이맨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