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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심혈관 위험도 낮췄다”…종근당·노보노디스크 비만약 공동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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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심혈관 위험도 낮췄다”…종근당·노보노디스크 비만약 공동 공략

정유나 기자
입력

GLP-1 계열 혁신 비만 치료제가 국내 비만·만성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다. 종근당이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과 국내 1위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의 공동 판매 계약을 맺고,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1일부터 본격 유통에 나선다. 양사의 협업은 단순 의약품 판매를 넘어, 비만과 대사질환 시장의 진화를 빠르게 주도할 ‘공동 영업·마케팅’ 모델로서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제휴가 “GLP-1 기반 비만치료제 주도의 국산·글로벌 경쟁”에 미치는 파급력에 집중하고 있다.

 

위고비는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해 지난해 국내 출시한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다. 글로벌 전문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기준, 올해 2분기 국내 전문의약품 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 약물은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진을 통해 체중 감량과 심혈관계 위험 동시 개선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기술적으로 위고비는 단일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이자 이 중 유일한 생물학적 제제로, 인체 GLP-1 호르몬과 94%의 상동성을 갖는다. 기존 체중감량제 대비 효과가 탁월하다. 글로벌 임상 ‘STEP 1’과 ‘STEP 5’에서 평균 17%의 체중감량을 보였고, 피험자 3명 중 1명은 20% 이상 감량했다. 한국 등 아시아권을 포함한 다국적 ’STEP 6, 7, 11’ 연구에서도 일관된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기존 GLP-1 계열 대비 주 1회 투여, 장기간 유지 효능이 차별점이다.

 

임상·시장 데이터의 우위도 주목받는다. 위고비는 비만치료제 중 최초로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 감소’ 적응증을 취득했다. 대규모 SELECT 3상 임상 하위 분석에서 투약 3개월 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37% 낮아졌다. 6개월 내 심혈관사 사망 위험은 50% 감소했고, 심부전 환자군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응급치료 위험도 59%까지 줄었다. 실제 비만 환자의 사망·합병증 리스크를 조기에 낮추는 전략 약물로서 차별화된다.

 

한국 시장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된다. 종근당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 영역 영업망과 국내외 다국적사 합작 경험 등 자산을 보유, 기존 대사질환 치료 시장의 인프라를 위고비 확산에 집중 투입한다. 노보노디스크 본사 역시 지난 10여 년간 GLP-1 기반 신약을 연이어 성공시킨 글로벌 리더다. 글로벌에서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비만과 대사질환 치료의 ‘GLP-1 헤게모니’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장 성장, 처방전환 추세가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정책·규제 측면에서는 식약처 기준 심혈관 안전성 임상 결과와 적응증 확대 여부, 보험 급여와 같은 진입장벽·가격 평가 기준이 관건이다. 실제 미국, 유럽은 선별적 보험 적용 모델과 대량 데이터 기반 사후관리 제도 도입이 확산 중이다.

 

종근당, 노보노디스크 양사는 이번 모델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도약의 ‘새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약물은 비만-심혈관-당뇨 등 만성질환 연계 관리 패러다임을 개척할 잠재력으로 평가된다”며 “국내 제약 생태계 전반의 근본적 전환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위고비를 비롯한 신약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후속 정책지원과 임상 데이터 축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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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위고비#노보노디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