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공중 지휘능력 강화”…방위사업청, L3해리스 '글로벌6500' 항공통제기 신규 전력화
항공통제기 신규 전력화 사업이 정치권과 군 안보 라인 양측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항공통제기 2차 사업 기종으로 미국 방산업체 L3해리스의 '글로벌6500'을 최종 선정했다고 30일 발표하면서, 국방력 증강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었다.
방위사업청은 9월 30일 제17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항공통제기 2차 사업 후보 평가 결과를 공식화했다. 이 사업은 약 3조975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2032년까지 항공기 4대를 추가로 확보하는 대규모 방위 예산 프로젝트다. 현재 우리 공군은 이미 미국 보잉 E-737 ‘피스아이’ 항공통제기 4대를 운영 중이지만, 북한과 주변국의 공중 위협이 날로 다양해지면서 전력 보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업엔 L3해리스와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가 경합했다. 평가 결과, 캐나다 봄바르디어의 최신 플랫폼인 ‘글로벌6500’에 이스라엘 ELTA사의 ‘EL/W-2085’ 레이더를 결합한 L3해리스의 모델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공식 설명에서 “대상 장비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L3해리스는 운용 적합성, 국내 방산 기여도, 운영유지비용 등에서, 사브는 계약조건과 획득비용 분야에서 각각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종합 평가에선 L3해리스가 우위를 점했다”고 밝혔다.
항공통제기, 즉 공중 조기경보통제기는 고성능 레이더 탑재로 국토 전역을 실시간 감시·분석하는 전략자산이다. 공중에서 군 작전 지휘 통제까지 가능해, ‘날아다니는 지휘소’로 불리기도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규모 방위비 투입에 따른 예산 효율성과 기술 이전 문제, 국내 방산 산업 파급효과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다. 보수 진영은 “북한의 무인기, 미사일 위협 등 최신 위협환경에 맞춰 우리 군 정보처리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환영 입장을 보인다. 그러나 일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운영유지비와 획득비용 비교, 기술 내재화 측면에서 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날 방위사업청은 또 하나의 국방사업도 함께 의결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KF-21 전투기에 장착할 장거리공대공유도탄을 2033년까지 순수 국내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7535억원이 책정됐다. 방위사업청은 “미래 수출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자주국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도입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의 항공 방위력과 국방기술 자립화 기조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 등 정부 부처는 2032년까지 단계별 획득 절차와 함께 운영 인력 교육 등 후속 조치에 돌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