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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병원 적자 매년 400억 원 상회"…이양수, 의료사업 구조 개선 촉구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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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유공자 진료를 담당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최근 3년간 매년 4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12일 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20억 원, 2023년 509억 원, 2024년 472억 원의 적자가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국고로 손실을 메우는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적자 발생의 중심에는 전국 6개 보훈병원의 낮은 병상 가동률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등 보훈병원 병상 가동률은 2022년 70.2%, 2023년 78.6%, 2024년 78.1% 수준에 머물렀다. 80%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양수 의원은 "대부분 고령의 국가유공자가 주요 진료 대상이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줄어 병상 가동률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공단의 적자는 국가보훈부가 국가유공자 진료비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보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방식은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다"며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장비 노후화 또한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양수 의원은 "보훈병원에서 사용 중인 의료장비 40% 이상이 내용연수 7년을 이미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중앙보훈병원은 1000만 원 이상의 장비 399대 중 57%가 7년 이상 됐으며, 2004년 도입한 급속혈액가온기, 2003년 취득한 대구보훈병원 심장초음파진단기 등 20년이 넘는 장비도 현장에 남아 있다.

 

이양수 의원은 "공단은 단기적 적자 관리에 머물지 말고 유공자 고령화 등 장기 진료 수요 변화를 반영한 의료사업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장비도 병원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적정한 시기에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보훈복지의료공단의 구조적 적자와 장비 노후화라는 이중고를 두고 대책 마련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 사안을 다음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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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수#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보훈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