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북한 해군사령관, 2주 만에 관영매체 복귀”…김정은 대처 변화 신호탄 될까
북한 내부 권력 변동 시사점이 주목되는 가운데, 구축함 좌초 사고 책임자로 지목돼 한동안 매체에서 사라졌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이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도했던 강도 높은 문책 기류와 달리, 김명식의 조기 복귀가 이루어지며 권력 핵심 내 긴장감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조선중앙TV는 6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을 재방영했다. 이 영상에는 김명식이 김 위원장 옆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거나 정복 차림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2일 5천t급 신형 구축함 진수 과정에서 선체가 이탈해 파손되는 중대사고로 내외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라고 질타하며, 이후 책임자들과 현장 인력에 대한 파면 및 처벌 조치가 속속 진행됐다.

김명식의 구체적 징계 여부는 명확히 발표되지 않았으나, 6월 13일 진수식 사진을 통해 해군사령관이 박광섭으로 공식 교체된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북한은 6월 14일 보도 사진에서 김명식을 일부러 삭제하는 등 전례 없이 엄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NK뉴스는 “북한이 특정 인물을 매체에서 삭제한 것은 2013년 장성택 숙청 이후 처음”이라며 강도 높은 처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김명식이 관영매체에서 빠진 지 2주 만에 재등장한 사실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의 엄격한 사전 검열 체계상 방송 실수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재방영이 이틀 연속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의도적으로 김명식의 복귀를 허용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정경택 군 총정치국장이 상장 강등, 리형선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구속되는 등 핵심 인사에 대한 문책은 당국 차원에서 이미 강하게 실행된 상태다. 이에 따라 북한 지도부가 사고 수습 국면에서 과도한 인사 조치를 일부 완화하거나, 해군 사기 진작을 통한 해상전력 의지를 대내외에 재차 표명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근 핵 추진 잠수함 등 해상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안보 위기 국면에서 해군력 강화 메시지를 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서도 김명식과 모자를 바꿔 쓸 만큼 신뢰를 표한 인물이다. 이번 김명식의 전격 복귀가 해군 장병 사기 진작 및 지도부 통합의 신호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향후 북한 해군 지휘체계의 추가 변동과, 책임자 처벌 수위 조절이 재차 관측되는 만큼 정치권과 군부 내부의 장기적인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