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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마약 제조 노하우”…인도 화학교사, 메페드론 대량 생산 파문
IT/바이오

“합성 마약 제조 노하우”…인도 화학교사, 메페드론 대량 생산 파문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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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합성 마약 제조 기술이 전통적 교육 현장을 타고 범죄로 번지고 있다. 최근 인도 라자스탄주에서 30대 화학교사가 합성 마약 ‘메페드론’을 무려 780g 제조해 현지 마약단속국(NCB)에 체포됐다. 단속당국은 압수된 분량만으로도 약 7500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규모라고 밝혔다. 메페드론은 향정신성 의약품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의 대체제로, 심각한 중독 및 공격성 유발로 일명 ‘좀비 마약’이라 불린다.

 

이번에 적발된 두 교사는 각각 사립·공립학교 현직 과학교사로, 별도 임대한 아파트를 실험실로 꾸려 대량 합성에 나섰다. 마약 제조에는 아세톤, 벤젠, 탄산수소나트륨, 브롬 등 주요 유기합성 전구체와 실험 장비가 동원됐다. 기존 메스암페타민에 비해 합성이 간소하고 원료 확보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이 신종 마약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메페드론은 흡입·복용시 강력한 환각과 충동적 행동을 유발하며, 사람의 신체 일부를 공격하는 이른바 ‘좀비 증상’까지 보여 사회적 우려가 한층 커진 상태다. 실제 미국·유럽 등에서도 2010년대 이후 합성 마약류의 불법 제조와 청소년 유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졌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아시아 일부 국가가 기존 마약류 규제 중심에서 합성 신종의 개발·유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21년 이후 합성 마약 제조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였으며, 학교 실험실 의약품 관리 규정도 강화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본 실험 교육 자체가 범죄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신종 마약 제조법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구조적 위험이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교육 현장의 기술 노하우가 치명적 범죄로 전환되는 위험성을 드러낸 사례라고 분석한다. 대규모 양산 노하우가 범죄집단에 유출될 경우 신종 마약 확산 양상도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화학 실험법과 데이터 관리, 판매 경로 단속 등 제도적·윤리적 안전장치가 보다 정교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산업계는 합성 마약 제조 기술이 IT·바이오 기술 융합 시대 새로운 사회적 안전 문제로 떠오른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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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교사#메페드론#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