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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AI로 패키지 추천…NOL, 여행 탐색 재정의 나선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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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이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검색 방식을 바꾸고 있다.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여행 서비스 NOL이 고객의 자연어 대화를 기반으로 맞춤형 패키지를 추천하는 베타 서비스를 27일 선보였다. 사용자가 예산과 여행 성향만 말해도 AI가 조건을 해석해 상품 후보를 제안하는 구조로, 기존 체크박스·드롭다운 중심 검색과는 다른 탐색 경험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초개인화 추천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NOL이 플랫폼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놀유니버스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는 사용자가 채팅창에 여행 관련 문장을 입력하면, AI가 예산, 지역, 일정, 동행 유형 같은 핵심 변수를 자동으로 추출해 패키지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100만원으로 가까운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입력하면, 시스템은 금액과 거리 기준에 맞는 여행지 후보를 먼저 좁힌 뒤, 휴양, 관광, 액티비티 같은 테마와 항공, 호텔, 식사 포함 여부 등 옵션을 단계적으로 반영해 결과를 제시한다.  

특히 이번 기술은 여행 플랫폼에서 흔히 요구되던 다중 필터 설정의 피로감을 줄였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크다. 사용자는 가격대, 출발 시기, 여행지, 동선, 항공사 선호 등을 일일이 입력하는 대신 대화를 이어가며 조건을 수정하고 세부 취향을 드러낼 수 있다. NOL은 이런 자연어 기반 탐색이 초보 여행자나 고령층처럼 온라인 예약 인터페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대화형 AI가 축적된 고객 데이터와 결합될 경우 추천 정확도가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본다. 사용자가 관심을 보인 상품, 실제로 예약한 패키지, 선호 일정과 예산 패턴까지 학습하면, AI가 제안하는 후보군의 적합도가 기존 키워드 검색 대비 크게 향상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대형 온라인 여행사들이 최근 챗봇 기반 여정 설계 기능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NOL은 이번 베타 버전을 시작으로 AI가 고객을 이해하는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패키지 추천 중심이지만, 향후에는 항공·숙소·액티비티를 아우르는 여행 전 과정에서 탐색과 예약, 변경, 사후 관리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검색·추천 알고리즘,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통합하면 플랫폼 체류 시간과 전환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여지도 있다.  

 

서비스 확장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NOL은 대화형 AI 도입과 함께 해외패키지 카테고리를 새로 열고, 기존 항공·숙소 중심 자유여행 구성에서 벗어나 전 세계 3만여 개 패키지 상품을 추가했다. 항공과 호텔에 더해 가이드, 이동 수단, 선택 관광 등 다양한 옵션을 묶은 패키지를 한 번에 비교·탐색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NOL은 카테고리 오픈과 동시에 리워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12월 1일 오전 10시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패키지 예약 고객에게 최대 10만 NOL 포인트를 지급해 신규 이용과 재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프로모션 기간 동안 특히 AI 탐색 기능과 패키지 카테고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여러 상품을 비교하는 과정에서도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 플랫폼 시장은 이미 가격 비교와 후기 기반 검색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으로 평가된다. 이런 환경에서 NOL의 대화형 AI 도입은 단순 상품 확대를 넘어 검색 인터페이스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용자가 원하는 바를 먼저 말하면, 시스템이 조건과 제약을 역으로 정리해 제안하는 구조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생성형 AI 기반 여행 계획 기능과의 직간접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규제 이슈도 향후 과제가 될 수 있다. 대화형 AI가 고객 발화 내용을 기반으로 학습하고 추천 품질을 올리려면, 이용자 동의 절차와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중요해진다. 여행 이력과 선호도, 예산 패턴이 마케팅 데이터와 결합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개인정보보호 규정과 플랫폼 내부 데이터 거버넌스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시장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연정 놀유니버스 최고제품책임자는 이번 대화형 AI 베타 서비스가 여행 탐색 방식을 고객 중심으로 재정의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 의도를 정교하게 이해하는 AI와 데이터 기반 전략을 강화해 고객 여정 전반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시도가 실제 예약 전환과 이용자 만족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나아가 대화형 AI가 국내 여행 플랫폼 경쟁 구도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보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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